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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사, 2019년 현대차 전철 밟을까 노심초사…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협상 개시
카드사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삭감”
대형 가맹점, 형평성 들어 인하 요구 예상
[123RF]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2019년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 당시 현대차는 신한, 삼성, 롯데카드의 카드 결제를 거부했다. 이들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인상한다고 통보했고, 현대차는 두 차례 이의제기 공문을 발송했다. 현대차는 기존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수수료율을 협의하자고 했으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카드사들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 카드사는 1.8%대인 수수료율을 1.9% 중반대로 0.1∼0.15%포인트 인상을 제시했고, 현대차는 동결에 가까운 0.01∼0.02%포인트 인상으로 맞섰다. 이후 이들 카드 3사는 현대차의 조정안인 1.89%의 조정안을 수용하면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지난달 영세, 중소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카드사들은 3년만에 다시 대형 가맹점과 수수료율 협상에 나선다. 전체 가맹점 대비 대형 가맹점수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가맹점이어서 카드사로선 놓칠 수 없는 고객이다. 수수료율 인상을 원하는 카드사와 최소 동결을 원하는 대형 가맹점 간에 신경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이달 수수료율 협상에 나서는 업종은 자동차, 항공사, 통신사, 대형마트 등 연 매출 50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 가맹점들이다.

일부 카드사는 이미 설 연휴 전에 이들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율을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이달 공문을 보낸 뒤 본격적인 수수료율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연 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과 3억원 초과~30억원 이하인 중소 가맹점에 대해서는 여당과 정부가 3년마다 수수료율을 재산정한다. 그러나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상한선인 2.3%만 정해져 있어 상한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카드사들은 이들 대형 가맹점과 협상해 수수료율 인상 폭을 결정한다.

카드사들은 이번 협상에서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9년에도 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 인상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가 올해 4700억원이나 줄어들면서 적자인 신용판매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해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3년 전 협상 때 일부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렸지만, 인상폭이 미미해 일단 인상 방침을 세워 둔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대형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1.8~2% 수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3년 전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소폭 인상된 수준을 가맹점에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형 가맹점들은 영세, 중소 가맹점과 마찬가지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전체 가맹점 가운데 대형 가맹점의 수는 4.5%에 불과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가맹점으로 대형 가맹점들이 ‘절대갑’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협상이 조기에 타결되지 않으면 자사 카드 이용자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카드사 입장에서는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카드업계도 향후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 중소 가맹점 수수료가 삭감된 상태에서 대형 가맹점과의 협상이 매번 난항을 겪어 왔던 만큼 올해 신용판매 부문은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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