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저는 입사 첫날부터 목표가 퇴사였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계속 어떻게 보면 돈의 노예라고 할 수 있죠. 이 생활에서 벗어날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12년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입사한 강환국 씨는 퀀트 투자를 통해 10년 넘게 연복리 15%의 수익을 얻고 지난해 코트라에서 퇴사했다.

강 씨는 고등학교 때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책을 보고 '중산층 함정' 문제를 알게 되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얻으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하는데, 실제 거기까지 도달하면 빚 내서 집 사서 평생 그걸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나중에 늙어 죽는다는 얘기를 봤다"면서 "그때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강 씨는 2006년 퀀트 투자 등에 대한 논문을 접하고 이를 15년간 실행에 옮겨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

최근 서울 용산구 후암동 헤럴드경제 본사에서 강 씨를 만나 그의 투자 전략 및 자산배분 방식 등에 관해 인터뷰했다.

다음은 강 씨와의 일문일답.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는.

▶예전과 달리 요즘은 은퇴를 해도 건강해서 30~40년은 더 살게 된다. 그러면 30~40년 동안 뭘 먹고 살 것인가라고 생각을 해보면 답이 없다. 국민연금은 인구 구조 때문에 오는 2040년쯤 되면 거의 다 고갈돼 유지가 안 될 것이다. 모아놓은 돈을 투자해서 먹고 살 수밖에 없다.

-투자는 언제부터 하는 게 적절한가.

▶금액이 적을 때부터 들어가면 된다. 5억원을 모아놓은 다음에 투자해야지 하면 오히려 잘 안된다. 돈이 어느 정도 쌓이고 나서 투자 실력이 같이 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적은 돈으로 미리 연습과 경험을 많이 해봐야 큰 돈이 와도 대형 사고를 안 당할 수가 있다. 준비를 하고 투자를 하겠다는 경우가 많은데, 내 돈이 안 들어가 있으면 준비를 안 한다. 일단 돈을 넣은 후에 공부해도 늦지 않다.

-돈을 벌기 위한 투자 전략은 무엇인가.

▶통하는 전략을 몇 개 찾아내서 계속하면 된다. 워런 버핏이 거기에 해당된다. 소위 90점짜리 전략을 75년 동안 해온 것이다. 내 경우엔 퀀트 투자를 찾아내 15년간 해왔다. 퀀트 투자는 규칙 기반 투자다. 무엇을 언제 사서, 언제 팔고 그 규칙을 먼저 정한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실행하는 것이다.

-퀀트투자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2006년 독일에서 대학 졸업을 하게 됐는데 독일 같은 경우는 논문을 제시를 해야 된다. 다른 논문을 참고하다가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교수들이 고상한 연구를 하는 줄 알았더니, '어떤 주식을 사면 초과 수익을 낼 수 있을까'를 많이 연구했다. 이 논문대로 하면 돈을 벌 수 있겠구나 해서 실제로 그런 식으로 투자를 했는데 실제로 돈이 됐다. 연 복리 15%로 15년 수익을 냈다.

-퀀트 투자의 장점은.

▶규칙이 나와 있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백테스트'라고도 하는데 과거의 흐름이 보인다. 이 규칙대로 내가 과거에 투자를 했으면 얼마를 벌 수 있었는가, 손실이 날 때는 어느 정도 손실이 나는가, 손실이 나면 극복할 때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는가 등을 분석할 수 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조언하자면.

▶내 부의 70%는 운이고 30%는 노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조기은퇴한 파이어족 부자 20명을 인터뷰하면서 운과 노력의 비중을 물어보고 평균을 내보니까 딱 반반 이었다. 운 없이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 기회는 거의 다 노력을 하는 사람한테 오게 돼 있다. 노력하는 사람이 아무래도 그런 기회들을 훨씬 더 많이 본다.

〈강환국의 ‘해라클래스’ 인터뷰 영상 1, 2편은 유튜브 채널 ‘헤럴드스토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