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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배의 원칙 [정헌철의 골프 도구의 이해]

골퍼에게 골프는 어려운 운동인가? 대부분의 골퍼는 ‘골프가 어려운 운동’이라 얘기한다. 골프보다 쉬운 운동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아마추어와 프로의 구분을 해야 한다. 등산은 그리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레포츠다. 그러나 에베레스트에 등정하는 이들은 초인적인 체력과 훈련을 거치는 산악인이다. 체조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쉽고 가벼운 운동이다. 그러나 올림픽에 나가는 체조 선수들은 수천 수만번의 연습을 통해 초인적인 기록에 도전하는 투사들이다. 격투기 보는 걸 즐기고 체육관에 열심히 다녔다고 UFC 선수와 겨룰 수 있을까?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모든 운동이 그렇다. 즐기는 수준과 전문 프로의 수준은 엄청나다. 골프가 어렵다고 판단하는 대부분은 프로와 비교하기에 그렇다. 프로처럼 치기가 어려운 것이다. 자신이 조깅을 자주 한다고 100미터를 10초에 달리려 하지는 않는다. 동호회에서 야구를 즐긴다면서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위해 매진하지 않는다.

보기에 만만하고 선수와 별로 신체적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골프 수준을 세계 정상의 프로와 견주어 어렵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로 골프는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까지 여타 운동에 비해 시간이 좀 걸린다. 그렇다고 다른 종목의 프로처럼 언감생심 흉내조차 내지 못하는 운동은 아니다.

비슷한 신체 조건을 가졌다고 전제할 때, 노력에 의해 극한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수준은 일반인의 1.5배이다. 일반 아마추어, 취미의 야구 투수가 시속 100~110km 의 속도로 공을 던진다면 절정의 선수는 시속 150-160km의 공을 던지게 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단거리 선수가 100m를 10초에 달리면 일반인은 15초에 달리는 게 보통이다.

마라톤을 완주하기도 어렵지만 선수가 2시간에 주파하면 일반 아마추어는 3시간도 훌륭한 것이다. 스포츠에 ‘1.5배의 원칙’이 존재한다. 프로가 자신보다 1.5배 뛰어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마음이 평온하다.

프로가 드라이버 샷을 해 300미터를 보내면 아마추어 골퍼는 200미터로 만족하면 된다. 같은 조건에서 프로가 70타를 치면 아마추어는 100타 내외를 치면 된다. 너무 느슨한 만족의 골프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아마추어 골퍼가 프로들의 시합이 열리게 세팅된 코스에서 프로들과 같은 티잉 구역을 쓰면서 엄격한 룰 적용으로 100개를 친다면, 레귤러 티를 쓰는 일반인의 골프 라운드에서는 7자도 칠 수 있는 수준이다. 보통의 신체 조건을 가지고 보통의 연습으로 프로만큼 칠 수는 없다. 많은 골퍼가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의 정보를 토대로 프로와 같은 스윙을 지향하다 망가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이미 전제 조건이 다르다. 연습량 또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더 잘치면 좋겠지만 골프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타수는 여성 100타, 남성 90타 정도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타수를 전제한다면 이 수준에 이르는 것도 녹녹지 않다. 드라이버 샷 비거리 역시 여성 150미터, 남성 200미터면 아마추어로서 충분하며 이 역시 쉽지 않을 수 있다.

골프가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눈높이가 너무 높아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 초등학생도 80대의 어르신도, 남녀노소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골프다. 골프는 다행히 어렵지 않은 스포츠다.

[골프이론가, 젠타골프코리아 대표]

peop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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