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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7년 역사 국내 최초 실내영화관 인천 애관극장 보존 결말은?
공공매입 통한 극장 보존 놓고 인천시와 시민단체 대립 ‘논란’
인천시, 연구용역 결과 “건축사적 가치없다”
시민단체, “극장의 역사성 지닌 근대문화자산 보존이 중요”… 보존 위한 모금운동 전개
애관극장 현재와 1950년대〈사진 오른쪽〉 모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127년의 역사를 지닌 국내 최초 실내영화관 인천 애관극장이 보존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극장 공공 매입을 놓고 인천광역시는 ‘건축사적 가치가 없어 보존은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시민단체들은 ‘127년의 극장 역사적 가치를 담은 근대문화자산으로서 보존이 중요하다’고 맞서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입장을 그대로 고수할지, 시민단체들은 끝가지 애관극장을 지켜낼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20일 인천지역 45개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1895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극장 겸 공연장 ‘협률사(協律舍)’로 탄생된 인천광역시 중구 개항로에 위치한 애관극장은 127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영화산업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큼 ‘영화 요람지’로써 영화 발전의 큰 일익을 담당해 온 애관극장은 현재 코로나19 사태 등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에도 경영난으로 매각설이 나돌았으나 시민사회가 매각을 반대해 애관극장을 지켜냈다.

인천시는 민간 매각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애관극장 보존의 목소리가 확산되자, 지난해 5월 ‘애관극장 공공매입 및 활용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시민사회, 전문가 등과 공공매입 여부를 검토해왔다. 애관극장 매입의 정당성과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했다.

그러나 연구용역 결과, 애관극장의 가치평가에서 극장의 신축 당시 입면은 보존 가치가 있으나 증·개축이 이뤄진 현재의 건물은 건축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부정적 의견이 나왔다.

인천시는 극장 가치 평가와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한 학술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애관극장을 매입할지에 대한 결정을 지난해 말까지 하기로 했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극장 매각설 3년만에 또 다시 폐관 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애관극장 공공 매입의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극장을 살리자는 시민 운동이 타 지역 시민단체들과 일반 시민들까지 가세하면서 펼쳐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애관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시민 모금 운동을 제안한다”며 “인천시는 시민들이 중요시했던 ‘역사·문화·사회적 가치 충분’이라는 평가는 외면한 채 부수적 요인인 ‘건축적 가치’의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극장주와 협의해왔던 약속을 무시하고 공공 매입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관극장을 감정평가액에 따라 공공 매입해 인천시민의 소중한 근대문화 자산으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관극장은 1895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극장 겸 공연장 ‘협률사(協律舍)’로부터 올해로 127년 역사의 계보를 잇고 있다. 이곳에서는 남사당패, 성주풀이 등 전통 악극을 공연했으며 1910년 ‘축항사’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1920년대부터 서양영화 상영과 연극 공연도 함께하면서 ‘애관’이라 불렸다. 한국전쟁 때 소실된 뒤 1960년 현재 모습으로 지어 애관극장으로 재개관했다.

2000년대 들어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생겨나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맞게 된 애관극장은 지난해부터 민간 매각설과 함께 철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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