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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미크론發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위기’…경제 ‘악순환’ 우려 [방역-경제 중대기로]
변이 확산시 내수 회복 지연·글로벌 성장 둔화 등 타격
소매판매액 지수, 1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 현실화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코로나19 사태 3년 차를 맞아 우리 사회가 또다시 경제냐, 방역이냐의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지난해 말부터 등장한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우리 경제가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나빠지는 ‘트리플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3.1%의 성장 목표치를 제시하고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 경제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지만,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과 전 세계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중첩돼 우리 경제가 올해 1~2분기 최대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정부와 국내외 주요 기관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지난해 초반 이후 코로나 충격에 점차 적응하면서 회복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국내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 등으로 내수와 수출이 동반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정부도 애초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잡고 경제정상화의 원년으로 삼을 방침이었지만, 오미크론 등장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최근 두 달 연속 내수 악영향을 우려하면서 금리인상과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가속화 등의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 신중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올해 단계적 일상회복 등으로 민간 소비가 3.8% 늘고, 수출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가 양호한 증가 흐름을 보이고 취업자 수도 대면서비스업 회복으로 올해보다 28만명 안팎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돼 통제 범위에 들어온다는 전제하에 따른 전망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연초부터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확산이 지속되면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공급망 차질 장기화 등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은행이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4.1%로 낮추면서 오미크론이 급속히 확산될 경우 3.4%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거리두기가 강화로 인한 내수 타격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소비 지표는 작년 11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가 전월보다 1.9% 감소했고, 작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4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소비가 줄면서 1년 4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증가폭이 둔화되고 글로벌 팬데믹과 해상물류 차질, 미중 패권전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 등으로 언제 어디서 돌발 악재가 터질지 불안정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5% 상승해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급 측 요인의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았던 점을 감안, 고물가 상황은 올해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대선 변수에다 올해 1분기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으로 재정이 집중 방출되면 물가 불안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가 위축되는 상태에서 물가가 오르면 서민들의 경제고통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양극화가 가속페달을 밟을 가능성도 많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불안을 잠재우고 경제활동을 정상화하지 못할 경우 국민 건강과 경제를 모두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 1분기가 방역과 경제 정상화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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