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이 시공중인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현장

[헤럴드경제] 광주에서 잇단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켜 뭇매를 맞고 있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자신의 거취를 발표한다.

16일 재계와 현대산업개발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번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17일 용산 아이파크몰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다. 아울러 이번 사고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발표에는 정 회장의 거취 문제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 12일 광주 참사 현장에 내려가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 등과 사고 수습 방안 및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후 주말인 전날 서울 자택으로 올라와 근본적인 수습책과 함께 거취에 대해 숙고에 들어갔다.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 건설사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정 회장은 2018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현대산업개발의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현재 맡고 있는 지주사 HDC의 대표이사 회장에서도 물러나는 등 '경영퇴진'의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일각에선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등 경영진 동반 사퇴 등 극약처방이 나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임직원과 정 회장의 측근들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정부의 조사, 실종자 수색 진행 중이지만 정 회장의 입장 표명이 더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철거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사고를 낸 데 이어 7개월 만인 지난 11일 신축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아파트의 외벽 붕괴 사고까지 일으켰다. 사고 책임자와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오너인 정 회장의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