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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채금리 상승에 힘 잃은 국내 증시…낙폭 커진 성장주
코스피가 원/달러 환율 상승, 미국 국채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5일 하락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

[헤럴드경제] 연초부터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35.27포인트(1.18%) 내린 2,953.9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76% 떨어진 2,936.73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지수(1,009.62)도 22.04포인트(2.14%) 하락했다.

이날 증시 약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꼽힌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1.68%까지 오르며 지난해 11월 1.69%대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통상 현재보다 미래의 실적이 주목을 받는 성장주는 금리 상승으로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질수록 성장성이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

실제 종목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카카오(-5.38%)·네이버(-2.87%)·카카오페이(-6.51%) 등이, 코스닥시장에서는 위메이드(-7.45%)·카카오게임즈(-4.32%) 등의 성장주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간밤 나스닥지수도 1.33% 떨어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행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때문에 연준이 매파적인 행보를 변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에 시장이 주목하며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준의 긴축 기조에 대한 경계감은 국내 외환시장 및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2.8원 오른 1,196.9원에 마감하며 1,200원에 근접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12일(1,198.8원) 이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5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913%에 장을 마치며 지난해 11월 25일(연 1.933%)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년물 금리가 연 1.9%대를 기록한 건 지난달 3일(연 1.900%) 이후 한 달만이다.

향후에도 미국 연준의 행보에 국내 증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오늘 밤 공개될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미국 연준이 보유 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통화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 시행 시기와 강도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의 자산축소는 수급적인 측면에서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 상승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이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큰 성장주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는 불안한데 통화정책은 더 매파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미국 증시가 흔들린다면 코스피는 레벨 다운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국채 금리가 경기 회복을 반영해 움직인다면 국내 증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국 국채 장기 금리는 올라가지 않고 단기 금리만 올라간다면, 긴축은 하는 데 경기가 안 좋다는 의미로 우리 입장에서는 최악"이라며 "긴축을 하더라도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 신흥국 시장은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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