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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열한 2등 전쟁” 배터리의 LG vs 반도체의 SK…승자는? [비즈360]
27일 LG엔솔 상장
시총전망 100조원
90조원대 SK하이닉스 추월 촉각
[연합]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LG화학에서 분사된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ES)이 오는 27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다. LGES의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2016년부터 코스피 시총 2위 자리를 유지해온 SK하이닉스의 순위 수성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총 2위 기업이 당대의 선도 업종을 보여줘왔다는 상징성 면에서도 이를 통해 국내 산업 전환의 변모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역사적으로 국내 코스피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 다음의 2위 기업을 보면 그 시대의 유망 산업이 무엇인 지 확인할 수 있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영향으로 철강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포스코가 2007부터 2010년까지 2위 자리에 오른 바 있다. 2010년 이후에는 자동차 산업 성장이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현대자동차가 2015년까지 2위 기업으로 위용을 뽐냈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부터 스마트폰 보편화 등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반도체로 급속 전환됐고, 2016년부터 현재까지 SK하이닉스는 2위 시총사로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생산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네이버, 카카오 등 IT· 플랫폼 기업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업체가 시총 2위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SK하이닉스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SK증권은 LGES의 적정 시총을 100조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LGES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조원, 1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추정 매출액(43조원)·영업이익(12조원) 대비 수익 규모가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지만 오는 LGES가 2025년까지 20%대의 성장이 예상되고 배터리의 미래 시장 가치가 높다는 점 등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으로 반영됐다. 실제로 시총이 100조원까지 갈 경우 90조원대 시총을 기록 중인 SK하이닉스를 넘어서게 된다.

SK·LG가 각각 재계 서열 3·4위(2021년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자산총액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는 면에서도 시총 2위 경쟁을 일종의 ‘자존심 싸움’으로 보는 해석도 나온다. 스마트폰 사업을 중단하는 등 ‘선택과 집중’의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LG가 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극대화, 재계 내 위상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양사(SK이노베이션·LGES)는 작년까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를 놓고 소송 분쟁을 벌인 바 있다. SK가 SK하이닉스의 순위변동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SK도 지난해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을 분사, SK온을 신설했다. 지난달에는 최태원 SK 회장의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온의 대표로 부임, 그룹의 이차전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오너 일가 중 처음으로 배터리 사업 ‘전쟁(電爭)’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LGES도 지난해 구괌모 LG 회장의 최측근인 권영수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 이달 기업공개(IPO)를 기반으로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와 점유율 굳히기에 나서는 등 양사가 사령탑 자리에 중량급 최고경영자(CEO)를 내세운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온의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작년 11월 누계)은 5.8%로 5위를 기록했다. 20.5%로 2위를 기록한 LGES와 적지 않은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SK온은 올 프리IPO(상장전 투자유치)와 합작법인(JV)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며 정식 상장 시점은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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