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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증시 퀀텀점프, 규제 개혁에 답 있다

연말연시를 맞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증권·파생상품시장이 3일 새 출발 했다.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게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국내외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가상자산 등을 활용한 재테크 열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장 안팎의 기대감과 달리 증시 전망은 그렇게 밝은 편은 아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상단은 3300~3400선, 하단은 2600선 정도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코스피가 3050~3350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코스피 전망치를 각각 3350, 3000으로 전망한 반면 크레디트스위스(CS)는 3400선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 상장사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은 10% 수준으로, 지난해 92%보다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의 지속 우려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긴축정책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산업계의 생산차질이 이어지고 있고, 오미크론 변이 등 코로나 재확산세도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긴축정책이 본격화하는 상반기엔 증시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포스트 코로나’ 상황을 극복하고, 국내 증시가 퀀텀점프(대약진)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업들을 옥죄고 있는 각종 규제환경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장은 “세계 각국은 기업 관련 제도의 정비, 조세 지원 방안의 개선, 해외 유수 기업의 유치 및 해외 진출 기업의 회귀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국 내 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에 반해 한국은 규제 일변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기업들에 불리함을 감내하도록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금융투자상품 등 자본시장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도 증시의 걸림돌이 되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이후 강화된 금융상품 관련 규제로 신상품 출시가 극도로 위축된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국내 기업과 대주주들 또한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사회에서 전방위적으로 ‘공정의 가치’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대기업들의 잇따른 물적 분할 등으로 모회사 주식가치가 희석되는 ‘더블카운팅(중복 계산)’ 이슈 등은 소액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기업 할인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핵심 지표는 경영진이 다수의 이해관계자에게 약속할 수 있는 신뢰의 정도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여야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증시 활성화 관련대책을 발표하는 등 ‘동학개미’ 표심을 잡기 위한 정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일회성 공약이 아닌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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