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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SNS 1호 자부심…MZ세대 마음을 훔치다 [재테크 플러스]
‘리얼리’ 만든 권영탁 핀크 대표
IT·금융 지식 모두 갖춘 특이 이력 소유자
스크래핑 →API 방식 전환 처리속도 향상
마이데이터 서비스 안정화 주력 차별화
경쟁사 닮은꼴 서비스엔 “파이 확장 단계”
당국 규제엔 “빅테크-핀테크 구분 필요”
“상장 전까지 모든 이익 전직원에 배분”
권영탁 핀크 대표가 1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

더이상 창구를 찾아 직원의 추천상품에 무작정 돈을 맡기지 않는 시대다.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투자로 얻은 이익을 꽁꽁 숨기지 않고 함께 나누는 때 이기도 하다. 핀테크 ‘핀크’는 이 같은 새 시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기업이다. 특허까지 등록한 ‘리얼리’는 다른 사람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그로 인해 얻은 수익을 공유하는 이른바 ‘금융 SNS’ 1호로, MZ세대의 마음을 훔쳤다. 핀크를 이끄는 권영탁 대표를 최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권영탁 대표는 핀테크 업계에서 정보통신(IT)분야와 금융 분야 양쪽을 모두 손에 쥔 보기 드문 인물이다. 1994년 SKT에 입사해 2010년 SKT와 하나금융그룹의 첫 합작 법인인 하나SK카드에서 모바일페이먼트 등 핀테크 영역을 담당했다. 이후 2016년 SKT와 하나금융그룹이 추진하는 조인트 벤처 추진 단장을 맡아, 핀크의 사업 구조를 짰다. 2019년 7월부터 핀크 대표를 맡고 있다.

-핀크는 국내 핀테크 업체 가운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가장 빨리 시작한 곳 중 하나다.

▶연결 금융기관도 우리가 가장 많을 것이다. 연말까지 200개 이상 연결될 곳으로 본다.

-전통 금융기관들은 아직 보험이나 카드 연결이 덜 된 곳이 있긴 하더라. 그럼에도 따로 핀크 마이데이터를 쓰도록 유인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은행은 고객이 확보된 상황 아닌가.

▶많은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시작 시점을 늦추고 있고, 혼선도 있다. 지금 현 시점 차별화는 서비스 안정화라고 본다. 안정화가 자신있으면 그 때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다. 마이데이터 시작 이후 스크래핑 방식에서 API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오히려 2월께 출시한 ‘리얼리’의 속도는 현저히 빨리졌다. 안정화에 자신있다는 이야기다.

-리얼리는 ‘남들은 어디에 투자해, 얼마나 수익을 올렸나’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금융SNS로, 핀크가 특허까지 출원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최근 일부 금융사들도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 예고하고 있다.

▶어차피 리얼리의 오리지날리티는 핀크 것이다. 비슷한 서비스처럼 보여도 추후 서비스 확장 로드맵을 살펴보면 차이가 현격히 두드러질 것이라 본다. 특허권을 앞세워 서비스 시작을 못하게 하는 것보다, 지금은 시장의 사이즈를 키우고 있는 과정에서 지켜보고 있다.

-핀크는 가상자산도 자산 관리에 넣었다.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가상자산 논란은 꺼지지 않고 있다. ‘유효하냐, 적법하냐’의 문제가 확실히 결론내려진다면, 그 때 다시 자산관리 항목에서 내리는 것을 검토해도 된다고 판단했다. 핀크 고객 유입 비중 중 70%가 MZ세대다. 이들은 가상자산 역시 자산의 일환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데이터나 데이터 제공 기관이 없으면 불편하다. 단, 가이던스가 부족한 상황이다보니 제공을 하되 고객이 일부 입력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마이데이터 하면서 전통금융기관들과 디지털전략 및 서비스에서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핀크는 마이데이터 전략을 서비스 시작 전 금융보안원에 오픈했다. 앱을 아예 통째로 주고 데이터 공급의 속도나 안정성을 테스트 해보라 했다. 표준화된 API 체계로 변화하면서 시장 서비스의 빠른 정상화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기존 금융사도 기술력을 끌어올려왔지만, 내부 체계 등은 핀크가 앞장서 있다고 본다.

-핀크의 개발 역량 등을 B2B로 공급할 계획은.

▶우리 스스로 오픈 API가 돼 마이데이터 개발역량들을 B2B 형태로 공급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한 수요도 꽤 있고. B2B는 탄력도는 떨어지지만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수입이라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뱅크 말고 핀크’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핀크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우리는 토탈 핀테크 솔루션 프로바이더다. 핀테크들은 크게 종합서비스 공급자들과 대출이나 투자 등 일부 서비스를 수직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들로 나뉜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결국 모든 핀테크업이 플랫폼화되려면, 회원가입해서 이 앱에 머무를 수 있도록 종합서비스 제공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종합지금결제사업(종지업) 이슈가 중요하다.

-전금법 개정작업이 늦어지는데, 종지업자 허용이 늦어지는 것 아닌가

▶그래서 아마 샌드박스나 스몰라이센스 등으로 금융 당국이 풀어주려고 하는 것 같다. 중개판매 대리 라이선스로 보험이나 예적금 등 상품의 중개 시장을 확장하면서 허용하려는 듯 하다. 우리는 그래도 전금법 개정작업이 이뤄지길 기다리고 있고 그에 맞춰 성장 계획도 보수적으로 짜고 있다.

-금융당국이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빅테크와 핀테크 구분이 필요하다. 빅테크는 보험과 투자 등 각 업종별 라이센스 확보가 돼 있어서 규제가 있어도 100% 영향을 받지 않는다. 빅테크 규제지만 중소형 핀테크는 더 규제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있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이른바 ‘망분리’에 대한 입장이 타 핀테크사와 다르다. 전통 금융사로부터 나온 것이라 좀 더 보수적 입장인 것인가.

▶그보단 ‘경험적’이다. SKT로 입사해 하나금융그룹과 첫 합작사였던 ‘하나SK카드’ 사업 구조를 짰다. 과거 카드 사태 등을 경험해보니 사고가 터진 후 징벌적 규제는, 무의미했다. 핀테크 업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다. 자칫 잘못하면 성장 가능성이 리스크 발생으로 줄어들 수 있다.

-클라우드 시대에 망분리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클라우드를 통한 금융서비스 제공해도 되는 것이냐. 이런 부분이 우선 명확하지 않다. 클라우드가 굉장히 보안적이겠지만, 이번에 마인크래프트 해킹 사고에서 알 수 있듯 완벽한 보안은 없다.

-올해 전 직원에게 주당 5000원의 파격 ‘스톡옵션’을 제공했다. 앞으로도 성과보상 계획이 있는가.

▶핀크 구성원이 80명이고 이들의 평균 연령이 37세다. 유니콘 기업이 돼 상장하기 전까지 구성원들에게 결과값을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물량이 생길 때마다 배분할 것이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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