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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중앙회장 출사표 던진 오화경 “연봉 50% 환원해 중앙회 위상 제고”
재임 3년간 자산 2.5배로 키워
업계유일 민간출신 회장 도전장
민간 출신으로 유일하게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 이상섭 기자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영업의 비대면 전환은 필름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로의 변화만큼이나 혁신적이다. 적금 이자를 높이고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 MZ세대 고객을 더 확보하고, 현재 50% 수준인 비대면 이용 고객 비중도 더 늘릴 것이다.”

3년만에 자산을 2.5배로 늘린 최고경영자(CEO). 저축은행업계의 혁신을 몰고온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하나저축은행 본점에서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증권사(유진투자증권)와 외국계 금융사(HSBC)를 거쳐, 아주저축은행, 아주캐피탈 대표를 맡았던 그는 2018년 3월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오른 뒤 9000억원대이던 하나저축은행 자산을 2조20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비결은 ‘디지털 전략을 통한 모바일로의 전환’이었다. 그는 “취임했더니 2012년 전산을 그대로 쓰고 있었다. 오래 된 시스템이라 불안전하고 직원들도 일하기 불편해 했다”며 “그래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해 개발에만 1년반이 걸려 200억원을 들여 지난해 새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전산시스템 구축 투자에 160억원을 쓸 예정이다.

현재 하나저축은행의 MZ세대 고객 비중은 30%를 넘는다. 오 대표는 “더 유입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기관 투자금이나 중장년층의 여유 자금은 높은 금리를 쫓아 현금성자산을 저축은행에 맡기지만 금리가 더 높은 곳이 있으면 언제든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수신 자금도 필요하지만 여신 수요가 있는 고객이 젊은 고객층으로, 이들을 유치하는 것이 지속 성장을 위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네이버, 핀다, 토스 등 빅테크·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올리는 것도 내년 사업 계획의 큰 줄기 중 하나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도 중금리 대출에 대한 예외가 인정되면 자금이 이 시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000억원 규모인 하나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규모를 5000억원 정도로 키울 예정이다.

다만 유동성 리스크 관리는 필수다. 그는 “포트폴리오 관리를 잘 할 필요가 있다. 햇살론, 아파트 담보대출 뿐 아니라 메자닌 투자 등을 통한 기업대출도 잘 다뤄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개인 자금 수요는 범위가 한정돼있고 조달 금리는 상승 추세이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오 대표의 경영혁신은 업계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오 대표가 유일하게 민간 출신으로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것도 저축은행업계의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 20일까지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 등록 공고를 내면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는데 아직 공고는 나지 않았다.

주로 관료 출신이 맡아와 ‘관(官)피아’ 이름이 붙는 자리다. 현재 총 6개 저축은행 영업구역 중 서울권역 대표를 맡고 있는 오 대표는 현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회원사 대표들에게 적극 호소하고 있다.

오 대표는 “영업 구역에 따른 인수합병이 지지부진한 점, 상호금융에 비해 높은 예금보험료 등 현안에 대해 오너 회원사와 전문경영인 회원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해 중앙회 차원에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오 대표는 저축은행중앙회장에 당선되면, 중앙회를 전문가 조직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한다. 외부 전문가 영입 및 로펌 등 외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저축은행중앙회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특히 “저축은행 양극화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중앙회장의 연봉 50%를 환원해 사용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오 대표는 “자사에 적용한 디지털화를 중앙회 차원에서 전 회원사로 확대해 비대면 플랫폼 등을 구축, 성장을 도모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연진·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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