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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티 PB, 고연봉 영입 안해요” 다른 행보 하나銀, 왜?
한자릿수 영입 전망
생각보다 낮은 조건에 씨티 PB ‘당혹’
씨티銀 고객자금 유입 활성화
WM사업, 안정세 진입
‘무리말자’ 판단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금융권의 씨티은행 프라이빗뱅커(PB) 쟁탈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하나은행이 유독 콧대 높은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당초보다 영입 PB 숫자도 줄였을 뿐 아니라, 이들에게 제시하는 연봉 등 계약조건도 타사에 비해 후하지 않다. 무리해서 씨티 인력들을 영입하지 않더라도 씨티 고객들의 자금 이동이 줄줄이 들어오는데다, 사모펀드 사태를 넘어 자산관리(WM) 사업이 안정권에 들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한 자릿 수 안팎으로 씨티은행 PB들을 영입할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10명 정도를 계획했으나 면접 이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 PB들이 퇴직 전인것을 고려하면 이들의 합류는 내년이 될 전망이다.

씨티은행 PB들은 금융권 최대 관심사였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로 고객 이동이 불가피한만큼 유능한 PB들을 영입해 자산규모를 늘리려는게 금융사들의 논리다. 자연히 씨티은행 PB들의 몸값은 높아졌고, 일부 증권사는 1~2억원대 인센티브를 걸기도 했다. 면접을 진행한 국민은행 또한 이들에게 정규직 전환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도 이같은 움직임에 예외는 아니었다. 외부업체를 통했던 타사와 달리 하나은행은 직접 핵심 관계자가 나설 정도였다. 수십명의 씨티은행 PB들을 일일이 살펴보기도 했다.

내부 검토 결과 하나은행은 타사와 달리 씨티은행 PB들에게 과도한 당근책을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은행 PB들과의 형평성을 해치고, 확실한 영입효과를 고려하지 않은채 과열 경쟁에 참여하는 건 실(失)이 많다는 판단이다. 기대보다 낮은 계약조건에 일부 씨티은행 PB들이 노골적으로 ‘하나은행이 시장 물정을 모른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하나은행은 씨티은행 PB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승기를 잡은 분위기다. 하나은행 영업점 PB들은 이미 각 고객들의 씨티은행 계좌 여부를 파악, 이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2~3달 가량 씨티은행 고객 자금이 8000억원 이상 옮겨온 것으로 추산된 만큼 고액 연봉을 주면서까지 영입에 나설 필요성이 줄었다.

여기에 각종 사모펀드 사태 발생 이후 관련 조직을 개편하고,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등 WM사업도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는게 내부의 판단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전체 펀드잔고는 14조4482억원이다. 각종 환매연기 사태로 사모펀드 잔고는 1년전에 비해 6000억원 이상 줄었지만, 공모펀드는 2600억원 가량 잔고 늘리기에 성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능한 씨티은행 PB들의 영업력은 인정하지만, 금융사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이들의 능력치가 일부 고평가됐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하나은행 또한 내부 PB들의 역량을 활용해 WM사업을 키우려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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