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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변화와 대응전략

1589년 영국에서 윌리엄 리(William Lee)라는 성직자가 옷감을 짜는 편물기계를 발명해 특허를 출원했을 때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이 기계가 우리 백성의 일자리를 빼앗아 그들을 거지로 만들 것”이라며 우려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런 우려는 영국의 러다이트운동으로 이어졌다.

이후 1961년에는 자동화로 인한 대량 실업의 우려를 다룬 미국 타임지 특집이 나왔고, 그리고 최근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5년 안에 사라지는 일자리가 710만개이고, 15년 내 현존하는 일자리의 47%가 자동화되면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렇듯 ‘기계화 내지는 자동화로 인해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기술 진보는 새로운 산업과 제품을 만들어 내면서 없어지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새로운 직업을 창출했다. 특히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타나는 새로운 일자리의 상당수는 인간의 욕구충족과 관련돼 있는데, 이전과는 전혀 다른 특징을 보인다. 더 편리하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의 가능화 효과로 인해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되고 있다.

기술의 변화로 인한 일자리 총량의 변화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책과제가 되겠지만 개별 근로자들의 관심은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인공지능(AI) 등으로 완전히 대체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체가 되지 않더라도 업무의 내용이 바뀌거나 새로운 직무가 생겨나고 있다. 일하는 방식도 기술 발전으로 공간과 시간, 산업 분야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가상과 현실이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가 되고 있다.

이렇게 일의 내용과 일하는 방식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국가 차원에서 AI 등 기술이 일을 대체해 실업자가 발생하고, 플랫폼노동자 등 고용 형태가 변화하는 상황에 대비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의 제정 및 고용안정망 확충 등 적절한 정책 수립이 선결돼야 한다. 개별 근로자들도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헤치고 나가기 위한 능력 개발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대학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설립한 국책 대학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능력 개발을 선도하기 위해 교육 내용, 교육 과정 및 교육방법을 혁신적으로 개편했다. 융합지식 함양을 위해 융합학과를 설치함과 동시에 핵심 요소기술을 중심으로 교과 내용을 개편했다. 교과 과정도 스페셜 트랙의 형태로 유연하게 구성했고, 이 과정을 이수하면 부전공 수준의 마이크로 디그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교육방법도 온라인 강의는 물론 가상현실 및 메타버스를 활용한 실습을 하고 있다.

대학교육 과정을 통해 검증된 교과 과정, 내용 및 방법 등을 활용해 직업능력 개발 훈련교사 및 기업 현장교사 등에게 보수교육의 형태로 새로운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는 우리 대학이 그간 쌓아온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제작한 700여개의 온라인 공학 콘텐츠와 100여개의 가상현실(VR) 실습 콘텐츠를 ‘STEP’이라는 스마트 교육훈련 플랫폼에 탑재해 무료로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새로운 직무에 필요한 훈련이 필요한 구직자들에게 적절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국내 대학 최초로 고용서비스정책학과를 신설해 현재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우리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훈련 프로그램 및 플랫폼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위기를 극복하는 조그만 초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성기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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