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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 ‘물적분할 악몽’서 깨어나나
지주사 전환 불확실성 어떻게
분할 자회사 비상장 유지 방침
주주 가치훼손 불안감은 여전
“다른 총수기업과 달라” 반론속
주가 급락 하루만에 반등 성공

포스코(POSCO)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기존의 다른 기업들과 달리 물적분할의 악몽을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분할 자회사의 상장을 지양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급락 하루 만에 반등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불확실성 우려 역시 여전하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를 상장사로 유지하고,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신설법인)를 물적분할해 지주사가 지분을 100% 소유하는 방식이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 달리 기존 주주가 신설법인의 지분을 보유하지 못한다. 핵심 사업부문이 자회사가 기업공개(IPO)에까지 나설 경우 지주사 할인이 가속화 될 수 있다.

LG화학은 물적분할을 공시한 직후 거래일에 주가가 6.11% 급락했고, SK이노베이션도 공시와 함께 주가가 3.75% 떨어졌다. 포스코 역시 물적분할을 공시한 10일 주가가 4.58%나 주저앉았다.

포스코는 철강 사업을 포함해 향후 설립될 신규 법인들 역시 비상장을 유지하고, 신설 철강회사의 정관에 ‘제3자배정, 일반 공모’ 등 상장에 필요한 규정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주사는 언제든 정관을 변경해 자회사 상장에 나설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적분할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 방식이 주요 사업이나 수익성 높은 부분을 떼어내면서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 안 되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적분할 시 항상 기존 주주들에게 어떤 영향 미칠 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물적분할 이후 미래 성장성이 돋보이는 계열사만 주목받았던 과거 다른 기업들의 사례가 있었다”며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포스코의 물적분할은 다른 기업과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원칙적으로 외국, 선진 지배구조에선 물적분할하면 자회사는 비상장으로 두지만 우리나라는 지주회사의 자본 규모를 줄여서 오너 일가의 지배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 보니 계속 상장을 하는 일이 발생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코는 지배구조가 없어 지주회사를 만드는 여건이나 상황이 최대주주가 있는 대기업집단과 다르다”며 “지주회사가 되면 객관적 입장에서 자회사를 관리하게 되고 신사업 진출도 좀 더 균형감 있게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포스코 최대주주는 9.75%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앞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에도 반대의사를 나타냈지만 끝내 막지 못했다.

김우영·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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