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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존-비자’ 전쟁 부른 BNPL...카드업계 “나 떨고 있니?”
국내도 빅테크 중심 도입 확대
네이버·카카오發 패러다임 전환
카드업계 제도미비 우려 목소리

지난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내년부터 영국에서 비자 신용카드 결제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지급결제 시장에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높은 수수료를 문제 삼아 다양한 지급결제방식으로 신용카드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선구매 후지불 결제시스템인 BNPL(Buy Now Pay Later)이 활성화될 지 주목된다.

특히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주요 빅테크 및 핀테크 업체들이 BNPL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시작할 예정이어서, 카드업계의 긴장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30만원 한도인 후불결제 한도가 높아지면, 카드 대체 역할을 하게 될 지 관심이 높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BNPL 서비스 시장은 쿠팡페이가 나중결제 서비스로, 네이버페이가 후불결제 서비스로 운영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달 후불형 교통카드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고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등록을 마치고 내년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BNPL은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고, 몇 주 또는 몇 달에 걸쳐 BNPL업체에 결제금액을 지불하는 형태다. 신용카드의 ‘할부’결제와는 다른 ‘분할’결제 방식이며, 체크카드로도 가능하다. 별도의 이자와 수수료가 없고,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신용카드와의 차이점이다,

BNPL 관련 국내 시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최대 30만원 한도의 제한적인 소액 결제만 가능한데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처럼 신용카드 발급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또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보편화돼있다는 점도 BNPL의 국내 시장 침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이 때문에 후불결제를 시작한 빅테크 역시 소득 증빙이 어려운 주부나 학생 등 금융취약계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다만 빅테크가 운영하는 간편결제의 편의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카드업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는 30만원 한도로 후불결제가 제공되지만 이 한도가 늘어날 경우 카드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일평균 이용금액은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한 반면, 카드의 일평균 이용금액은 2조5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늘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한장 사용 금액이 대략 60만원 정도인데, 추후 후불결제 한도가 올라가게 되면 카드를 대체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토로했다. 가맹점 부담 우려도 나왔다. 또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편의는 늘어날 수 있지만,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서 대손리스크 헤지를 위해 가맹점에 더 많은 수수료가 부과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와 가맹점 부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자금융거래법 적용을 받는 BNPL과 소액후불결제는 여전법 대비 신용리스크 관리 등에서 제도적 합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BNPL과 소액후불결제 모두 여신금융업에 해당하는데 제공자가 전자금융업자라 관련 제도적 근거 신설이 서비스 개시보다 늦춰지는 점도 우려점이다. 이태형·박자연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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