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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난민의 시대 ②]내년 금리 0.5%p오르면…대출금 2000만원 줄고 이자부담 61만원↑
KB국민은행 시뮬레이션
DSR 40% 적용 임박
금리인상까지 더해지면
실수요자 '내집마련' 난망

대출에 ‘집값 잡기’라는 대외명분이 끼어들면서 대출시장이 복잡한 난수표가 되고 있다. 누적된 복합 규제로 인해 ‘대출 난민’이라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서정은 기자] 내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구입을 염두에 둔 사람들에게 대출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더욱이 현재 경제 상황을 반영했을 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만일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 대출한도는 2000만원이 줄어들고 이자 부담은 연 60만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기준 기준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코픽스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59~5.033% 수준이다.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4대 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말에 비해 최대 0.343%포인트 올랐고, 혼합형 주담대는 0.281%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도 현재 4.57%까지 상승했다.

신용대출 5000만원을 보유한 연 소득 6000만원(4인 가족 중위) 근로자가 내년 서울 시내 아파트(중위값 10억8000만원)를 매매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대출은 얼마나 나올까? KB국민은행이 12월 초 금리 수준(주담대 금리 4.3%, 신용대출 금리 5%)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대출 가능 금액은 2억4170만원에 불과하다. 이때 이자 비용은 주택담보대출 1031만4112원, 신용대출 250만원으로 예상됐다.

대출액이 2억원대로 제한되는 이유는 내년 1월부터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한 차주의 경우 DSR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해당 규제로 인해 차주의 원리금 상환액은 연 소득의 40%를 넘으면 안된다.

대출에 ‘집값 잡기’라는 대외명분이 끼어들면서 대출시장이 복잡한 난수표가 되고 있다. 누적된 복합 규제로 인해 ‘대출 난민’이라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 안내판이 거울에 투영돼 있다. [연합]

문제는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다. 한국은행이 8월과 11월 잇달아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현재 물가 상황과 경제성장 여력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변동성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미국 역시 조기 테이퍼링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위와 차주 조건이 동일하고 금리만 0.5%p 올랐을 경우 대출 한도는 2000만원 줄고 이자비용은 60만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주담대 금리가 4.8%, 신용대출 금리가 5.5%로 인상될 시 10억8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구매하는 차주의 대출 한도는 2억2400만원으로 줄어든다. 다만 줄어든 한도에도 이자 비용은 늘어난다. KB국민은행은 이자 총액이 1281만원에서 1342만원으로 61만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권이 실수요를 고려해 제공하는 특별한도가 그나마 추가적인 대출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은행권은 내년 1월부터 결혼·장례·출산·수술 목적의 긴급 실수요를 반영해 ‘연소득 이내’로 제한된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0.5배 이내, 최대 1억원 한도로 올리기로 이달 10일 결정했다. 하지만 이 역시 DSR 적용을 받아 차주당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경우 총 원리금 상환액 요건 이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lucky@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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