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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당 대출액 1.4억원…서초구 1위 2.1억[서울 사람들 얼마나 빌렸나]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서울 지역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전국 증가율을 큰 폭 웃도는 가운데 서울 시민 1인당 대출 규모가 1억4000만원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가계대출 중에선 88%가 주택관련 대출이었다.

NH농협은행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당행 대출보유 18만 서울 고객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시민 한명 당 대출액이 1억4441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증가율은 17.7%로 전국 증가율(12.0%)보다 5.7%포인트 높았다.

서울보다 증가율이 높은 곳도 있다. 이 기간 중 광주에선 대출이 20.4%(1위) 증가했고, 세종에선 17.9%(2위) 상승했다. 서울이 광주와 세종에 이어 전국 3위를 기록했다. 광주는 전국 평균 증가율의 1.7배 수준이고 부산(14.0%), 전남(17.1%)도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작년말 서울지역의 가계대출 잔액은 25조7000억원으로 전년말대비 4조2000억원 늘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9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6000억원 증가했다.

서초 2억1253만원 ‘1위’

서울시 25개구 중에선 가계당 대출 금액이 가장 큰 곳은 서초구다. 가계당 2억1253만원으로 다른 구 대비 높은 주택가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높은 곳은 강남구로 2억635만원이고 용산구가 1억8489만원으로 그 다음이다. 가장 대출 규모가 적은 곳은 도봉구로 평균 8647만원이다.

25개구 중 최근 4개년(2017~2020년) 동안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로 23.4%를 기록했다. 동대문구는 이 기간 중 22.7% 올랐으며 중구는 6.0%에 그쳐 최저 증가율을 나타냈다.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양천구로 0.21%였고 중구가 0.20%로 2위에 올랐다. 연체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초구로 0.05%로 집계됐다. 25개구 평균 연체율은 0.11%다.

주택대출 중 전세대출이 39%로 최고

서울 지역 가계대출을 유형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관련대출이 87.8%(19조4000억원)를 차지했고 신용대출이 12.2%(2조7000억원)로 나타났다. 주택관련대출을 세부적으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이 38.8%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그 다음은 주택담보대출(33.4%)와 집단대출(26.7%) 순이다.

지난해 4분기 주택관련대출은 전년동기대비 22.9% 증가했는데, 2019년 3분기 이후 하락세를 그리다 작년 4분기 반등했다. 신용대출 증가율은 20.2%로 2019년 4분기(2.8%)보다 큰 폭 올랐다. 농협은행은 이에 대해 “정부의 주택대출 취급 규제 강화에 따른 신용대출 전환이 증가요인으로 추정된다”며 “신용대출(변동금리) 건전성 악화 등 잠재 리스크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세자금 대출이 가장 많은 구는 강남구로 잔액이 9022억원이고, 송파구가 6908억원으로 그 다음이어었다. 도봉구가 726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곳 역시 강남구로 7399억원이고 서초구(5910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금천구는 708억원으로 가장 낮았다. 집단대출은 송파구(4912억원)가 가장 많았고 금천구(549억원)가 가장 적었다.

신용대출 중에선 우량신용대출이 40.0%를 차지했고 기타신용대출이 60.0%의 비중을 보였다. 우량신용대출이 가장 많은 구는 송파구로 999억원의 잔액을 보였고 금천구가 92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기타신용대출 최대 잔액 지역은 강남구로 1474억원이고 최저 지역은 금천구(188억원)다.

최대 대출 연령은 40대

연령별로 서울시 가계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주경제활동 인구인 30~50대 고객의 대출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말 기준 30대는 6조1000억원으로 2017년말 대비 2조9000억원 증가했고, 40대는 8조원으로 이 기간 중 2조8000억원 확대됐다. 50대는 6조2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늘었다. 40대가 전체 대출 중 31.2%를 차지, 연령대 중 가장 큰 비중을 나타냈다. 그 다음은 50대로 24.3%이고 30대는 23.9%다.

연령별 주택관련대출 내역을 보면 20~40대는 전세자금 비중이 높은 반면 50대는 주택담보 비중이 더 우위를 차지했다. 농협은행은 “시중은행은 연령대별 맞춤형 금융상품을 개발·제공하고, 정부차원에선 서민금융정책을 수립하고 보금자리론 확대를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득이 적을수록 주택관련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1·2분위)의 주택대출 비중은 1·2위분위 각각 93.0%, 91.9%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5분위의 주택대출 비중은 67.3%로 1·2위분위보다 크게 낮았다. 지난해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을 활용, 레버리지를 통한 신용차입 수요가 중·고소득자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저신용자에 더 높아진 ‘은행문턱’

지난해 차주 신용등급별 대출 현황에 따르면 고신용자(1~3등급) 비중은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중신용자(4~6등급) 비중은 40.2%이고, 저신용자(7~10등급)는 7.7%다. 전체 대출 중 92.3%가 고·중신용자에서 발생됐다. 2018년만 해도 8.8%에 달했던 저신용자 비중은 해마다 감소추세에 있다. 저신용자의 은행 퇴출 및 사금융으로의 이탈 방지를 위해 취약층 대출 지원 방안이 확대돼야 한단 분석이다.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서울 자영업자 고객의 대출은 연평균 14.9%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임대업이 33.2%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이 21.1%로 두번째로 높았다. 농협은행은 “특정 업종에 자영업 대출이 편중돼 있어 금리인상, 부동산 경기 하락 등 외부 영향에 의해 부실화될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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