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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 모든 것을 잇는 e세상 플랫폼 ‘유통 경계를 허물다’ [P-코노미가 온다 ③Platform]
OTT·배달·청소...이커머스 무한확장
쿠팡플레이, 콘서트 열고 축구 생중계
11번가 ‘직구 포털’, 위메프 ‘큐레이션’
네이버·카카오는 온라인 쇼핑 질주중

#40대 직장인 A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정기 배달하는 샐러드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 학교 준비물이 있을 때는 배달 플랫폼으로 주문하고, 일주일에 한 번 쯤 청소 서비스도 이용한다. 코로나로 1년 넘게 못했던 모임을 하자는 친구들의 성화에 전화가 아닌 플랫폼으로 주말 점심 예약을 했다. 프로모션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다, 예약 가능한지 일일이 전화할 필요도 없어서 몇 분만에 완료했다.

일상의 모든 것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세상이다. 기존 유통시장의 경계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단순히 상품 판매에 머무르던 이커머스 기업들은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배달, 청소, 생활밀착 서비스 등 신사업을 무한 확장 중이다. 거대 플랫폼사들이 유통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면서 플랫폼화가 필수로 요구되면서다. 검색과 메신저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플랫폼사들과의 경쟁을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쿠팡이 TV도?...이커머스, 신사업 확장에 사활=쿠팡의 OTT 플랫폼인 쿠팡플레이가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단독 온라인 콘서트를 연다. 내달 4일로 예정된 콘서트는 쿠팡플레이가 직접 기획 및 주최하는 첫 번째 음악 콘서트다. 콜드플레이 온라인 팬 미팅도 준비 중이다. 쿠팡플레이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UAE와 이라크 경기도 디지털 독점 생중계한다.

쿠팡이 지난해 12월 24일 출범함 쿠팡플레이는 유료(월 2900원) 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위한 부가 서비스다. 500만 명을 웃도는 유료 회원은 기존의 무료 배송·반품 외에 쿠팡플레이가 제공하는 각종 콘텐츠를 공짜로 볼 수 있다. 월 1만4500원인 넷플릭스(회원 수 약 360만 명)의 5분의 1 밖에 되지 않지만 가격 면에서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

쿠팡의 콘텐츠 플랫폼화는 미국 아마존의 사업전략을 그대로 따라가는 모습이다.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통해 OTT 시장 강자로 떠올랐다. 쿠팡 관계자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스포츠 쪽은 마니아 층이 많아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면 이커스로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1번가 ‘해외직구 포털’, 위메프 ‘큐레이션서비스’...트래픽 늘려라=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 직구 포털’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새로운 멤버십 서비스인 ‘우주패스’(월 4900원부터)에 가입하면 물건 하나만 사더라도 아마존 직구 상품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물류센터를 확보해 도서 직매입에 나서며 ‘한국판 아마존 북스’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위메프는 플랫폼과의 경쟁 대응을 위해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는 이용자가 많이 찾는 상품 데이터를 분석해 가족, 친구, 연인 등 선물 받는 대상에 적합한 상품을 찾아 추천한다. 앞서 민트초코가 이슈가 됐을 때는 ‘민초 기획전’을, 할머니 입맛과 패션에 열광하는 MZ세대를 겨냥해서는 ‘할매니얼 기획전’을 진행한 바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검색 플랫폼의 경우 상품이 너무 많아 피로감이 크다. 이에 상품기획자(MD)가 주축이돼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상품을 대상에 맞게 어떻게 편리하게 노출시킬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페이지 하나에서 모든 것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플랫폼사 이커머스 폭발적 성장=이커머스 업체들의 플랫폼화는 거대 플랫폼사들이 온라인 쇼핑을 빠른 속도로 점유하면서다. 이미 확보한 회원과 판매 사업자들은 이들의 강력한 무기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쇼핑라이브를 론칭한 후 1년 만에 가파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올 1월에 누적 시청뷰가 1억이었으나 6월에 3억뷰, 8월에 4억5000만뷰로 훌쩍 뛰어올랐다. 누적 거래액도 6월 2000억원에서 8월 3500억원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도 비슷하다. 지난해 5월 론칭한 쇼핑 라이브의 누적 시청뷰는 1년 만인 2021년 5월 2000만뷰, 평균 시청 횟수 14만뷰를 기록했고 현재는 1억3000만뷰를 돌파했다. 방송당 평균 거래액은 1억원으로 시간당 효율을 따지면 커머스 플랫폼 중 최고 수준이다.

거대 플랫폼의 이커머스는 막강한 회원도 강점이지만, 기술과 데이터 제공 등을 통해 판매업자들을 빨아들이면서다. 네이버의 경우 45만개의 스마트스토어와 200만개의 스마트플레이스를 품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창업 준비부터 금융·물류·컨설팅 분야까지 제공하면서 다양한 판매군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사업자를 잡기 위해 기존 이커머스업체들도 수수료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플랫폼의 이커머스 본격 진출과 무신자, 지그재그 등 새 플레이들의 등장으로 기성 이커머스 업체들은 단순히 거래액 확대보다는 안정적으로 살아남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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