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철강업계 최초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실증 사업에 나선다. 사업 기간은 2023년 12월까지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포스코가 철강업계 최초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Carbon Capture Utilization) 기술 실증 사업에 돌입한다.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해 연간 32만t의 탄소를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서 ‘철강산업 이산화탄소(CO2) 포집 및 전환 기술 실증’ 사업의 가속화를 위한 킥오프 미팅을 진행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실증 사업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포스코가 지난해 발표한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철강업계가 추진하는 CCU 기술의 국내 첫 실증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CCU 기술을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비해 철강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배기가스 속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CCU 기술을 적용하면 전로, 파이넥스 용융로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가스에서 분리·포집한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코크스 오븐에 취입해 부생가스발전의 열원으로 활용하는 COG(Cokes Oven Gas) 가스로 전환할 수 있다.

기대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는 코크스 오븐 하나 당 연간 3~5만t에 달한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에 있는 제철소의 전 코크스 공정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총 32만t의 탄소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기간은 2023년 12월까지다. 포스코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 실증과 함께 공정 엔지니어링 기술개발을 완료해 설비 제작부터 설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기술 패키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가 주도하는 실증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연구비를 지원하고, 학계 및 연구기관 9곳이 참여해 민·관 합동 국책 연구과제로 진행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산화탄소의 포집 및 분리 기술 개발 및 검증을 담당하고,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철강산업에 특화된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개발을 주도할 계획이다. 포스텍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최적 공정을 설계한다.

핵심 요소 기술개발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의 정량적 평가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연세대학교, 한밭대학교, 명지대학교, 계명대학교, 한국품질재단 등도 참여한다.

포스코는 이미 기초 연구와 데모 플랜트(demo plant·작은 규모로 설비를 운영해 상업화를 검증하는 과정)를 통해 탄소 감축 효과 검증과 경제성 평가를 마쳤다. 관련 주요 특허 20편도 출원 등록을 마친 상태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철강공정에 적용하는 세계 최초의 CCU 기술이 된다. 국내·외 주요 철강기업에 기술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기수 포스코 공정엔지니어링연구소장은 “세계 최초로 진행하는 대용량 이산화탄소 포집 및 자원화기술 실증 사업을 통해 국내 CCU 기술 수준이 한단계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산학연 전문 연구진의 협력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높여 철강 업계의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