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코로나19 충격 회복에도 3.2%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2021년 금융동향과 2022년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1%, 3.2%로 밝혔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내수회복 등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내년에는 글로벌 인플레 장기화 가능성,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완화정책 축소, 높아진 자산가격과 급증한 부채규모에 따른 금융불균형 등이 회복세를 막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와 내년 GDP 항목별 증가율은 ▷민간소비 3.4%→3.5% ▷설비투자 8.3%→3.0% ▷건설투자 0.4%→3.6% ▷총수출 8.6%→3.0% ▷총수입 7.6%→4.2%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률은 올해 60.4%에서 내년 60.7%로 점차 상승하고, 취업자수는 각각 34만명, 26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2021년 중 민간소비는 준내구재, 서비스, 비내구재 등 고른 분야에서 견조한 회복세를 보였는데,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적응하여 경제활동을 점차 재개해왔기 때문"이라며 "최근 70%를 넘어선 백신 접종 완료율, 개선세가 뚜렷한 소비자 심리지수, 위드코로나로의 정책전환 등에 따라 민간소비 회복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료=금융연구원]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3%로 높아진 후, 2022년에 물가목표수준인 2.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욱 실장은 "내년 상반기에는 2%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에는 공급 병목현상 완화 및 기저효과 등으로 1%대 중반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고채 3년물 연평균 금리는 2021년 1.4%, 2022년 1.8%로 제시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내년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세 둔화 가능성도 우리나라 시장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꼽았다. 다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대가 상당 부분 현재 금리에 반영됐고, 국채 단순매입 등 가용한 시장안정화 수단의 존재, 코로나19 변이 확산 가능성 등은 국채금리 상승폭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은행산업은 코로나 시대 이후 거시·금융환경의 변화, 가계대출 억제기조, 각종 제도적 변화 및 은행에 대한 사회적 역할 강화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2022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16조8000억원)은 올해(17조9000억원)보다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반적인 대출 증가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확대의 영향으로 내년 국내은행의 이자이익(48조원)은 올해 대비 증가(7.6%)하겠지만, 내년 3월 만기연장·상환유예조치가 종료될 경우 영향이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금융지원의 종료나 코로나19 이전부터 이어진 신용확장 국면이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중장기적인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 경영전략 및 건전성 정책을 수립해야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