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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비상] 유독 빠른 韓국채 금리급등…시험대 오른 ‘부채대국’
이주열 잇딴 매파적 발언에
시장 現기준금리 2배 반영
외국인 선물 매도로 가속도
민간·정부 대출이자 눈덩이

[헤럴드경제= 이승환 기자] 국내 시장금리의 상승 속도가 주요국을 앞지르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한국은행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긴축에 돌입하자 외국인들이 보유채권 가격하락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국채선물을 대규모로 매도하면서다. 이미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넘어선 가계와 기업부채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시장금리가 저점을 찍었던 7월과 비교하면 18일 국내 국채 10년물 금리는 0.4%p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0.38%p, 독일 0.31%p, 일본 0.074%p 상승한 것보다 폭이 크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올해 처음으로 0.8%p에 도달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75%로 올린 한은은 사실상 내달 추가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미국과 영국도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우리보다는 강도가 낮은 편이다. 시장에선 기준금리가 내년 초 1.25%를 넘어 하반기 1.5%까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에 현재 기준금리는 0.75%이지만, 시장은 이미 1.5%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yield) 상승은 채권가격 하락이다. 국내 채권을 200조원 넘게 보유 중인 외국인들은 국채선물을 매도해 가격하락 위험에 대응하고 있다. 18일 기준 지난 한 달간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액은 3년물 12조749억원, 10년물 4조5577억원에 달한다.

한 외국계 은행 채권 트레이더는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 하락에 대응해 외국인들이 채권 선물을 매도하고 있다”며 “아직은 채권 현물보다 헤지 차원에서 선물 매도하면서 포지션 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기준 역할을 하는 금융채 금리도 오른다. 당장 신규로 대출을 받는 개인들은 인상된 대출 기준금리를 적용받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18일부터 적용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031∼4.67% 수준으로, 8월 말(2.62∼4.19%)과 비교해 하단과 상단이 각 0.411%포인트, 0.48%포인트 높아졌다. 3억원을 빌리는 경우 석 달 전보다 매월 10만원 이상 이자를 더 내야하는 셈이다. 1년 전만해도 3%대 초반이던 신용대출 금리는 이미 4%를 넘어 5%에 육박하고 있다. 보통 3개월, 6개월 기간으로 금리가 조정되는 변동금리 대출잔액도 시장금리 상승분이 반영된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정부 부담도 커진다. 국채를 발행할 때 그만큼 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해야 해서다. 그만큼 재정부담이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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