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올 2분기 가계가 보유한 주식 잔액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가계 금융자산에서 국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그러나 이 기간 가계의 주식투자 규모는 30조원 가까이 늘었는데 동시에 여윳돈은 40조원이 줄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우려가 번지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의 ‘2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2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2분기(62조8000억원)와 비교해 1년새 38조원이 급감했다. 순자금운용은 예금, 채권, 보험, 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 조달)을 뺀 금액으로, 여윳돈으로 해석된다.

가계 여윳돈 급감은 굴리는 돈보다 빌린 돈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민간 소비나 주택 투자 등으로 자금이 쓰인 것으로 풀이했다.

빚을 끌어다 쓰면서 2분기 가계 자금조달 규모는 1년 전(46조4000억원)에 비해 9조6000억원 늘어난 56조원으로 커졌다. 반면 운용 규모는 80조5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09조2000억원에서 28조7000억원이 감소했다.

가계의 국내 주식(거주자 발행주식 및 출자지분) 투자는 29조2000억원이 늘었고, 해외주식은 2조8000억원어치를 취득했다. 이에 2분기 말 기준 가계가 보유한 주식 잔액은 1031조9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었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1분기 말과 비교해 2분기 말 코스피가 7.7%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투자펀드의 비중은 지난 1분기(20.3%) 처음 20%를 넘어선 뒤 2분기(21.6%)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2분기(15.7%) 이후 5분기 연속 증가세다.

반면 예금(40.5%)과 채권(2.7%) 비중은 1분기(41.0%, 2.9%)보다 줄었다.

한편 올 2분기 말 기준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22배로 전분기(2.21배)보다 소폭 상승했다. 가계의 금융자산 잔액은 4784조3000억원, 금융부채 잔액은 2159조9000억원으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