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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빵도 바뀐다’ 요즘 맛있는 빵 기준은 이것[식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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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빵은 무조건 맛있어야 한다. 쭉쭉 늘어나는 치즈와 기름에 튀긴 바삭함, 여기에 설탕까지 뿌려주면 더 맛있다.

하지만 이 ‘맛있다’라는 기준도 어디서든 ‘건강’ 신호가 번쩍거리게 된 팬데믹(전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따라 변하고 있다. 이제는 ‘건강하게 맛있는 빵’이 트렌드다. ‘건강한 맛’을 얼마나 ‘맛있게’ 만드냐가 관건이다.

특히 ‘홈 베이킹’ 열풍으로 소비자들이 건강한 식재료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러한 트렌드는 가속화되고 있다. 칼로리를 줄여보려는 목적 또는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채식, 소화불량 등 다양한 이유로 건강한 베이커리 재료 구입이 늘어난 상황이다. 더 이상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보다 건강하게 빵을 먹으려는 글로벌 트렌드는 3가지로 요약된다.

‘free·free·free…’ 맘 편히 먹는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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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빵 재료들의 특징중 하나는 ‘프리(free)’를 달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에 이롭지 못하거나 소화불량, 알레르기를 일으킬 만한 특정 성분에서 자유로운 재료들이다. ‘글루텐 프리(Gluten-Free)’를 비롯해 ‘유전자변형농산물(GMO) 프리’, ‘알레르기 프리’ 의 빵 수요 증가는 눈에 띄는 변화다.

글루텐(불용성 단백질의 일종)이 없는 식품은 특히 베이커리 시장에서 큰 장점으로 통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글루텐 프리’ 제빵 매출은 전년보다 14% 이상 성장했으며, 지난 5년간 연평균 13%씩 증가했다.

유로모니터코리아에서 식품·영양 부문을 담당하는 문경선 총괄연구원은 “주식으로 소비하는 빵을 건강하게 먹고자 하는 성향이 확대되면서 글루텐 불내증 환자가 아니더라도 글루텐 프리 빵을 찾는 경우가 확연히 증가했다”며 “글루텐 프리는 소화가 쉽고 ‘건강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유럽에서는 PB(자체 브랜드)제품의 글루텐프리 빵이 다수 출시되어 가격 부담까지 줄어든 것이 시장 성장을 이끈 요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함께 당질을 제한하거나 당질 함량을 낮춘 ‘당질 프리’ 빵도 등장하고 있다. 다이어트와 당뇨 예방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일본 내 인기에 이어 국내에서도 밀기울(밀의 속껍질)빵 등이 출시되고 있다.

‘밀가루·버터·이스트’ 대신하는 영양 재료 부상

특정 성분을 덜어냈다면 이를 대신할 대체재가 필요하다. 빈 자리를 차지하는 경쟁은 모두 ‘영양가’ 있는 ‘식물성’ 재료끼리의 싸움이다. 섬유질이나 식물성 단백질, 슈퍼푸드의 기능성 영양성분을 베이커리에 추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문경선 총괄연구원은 “이스트(빵을 부풀게 만드는 성분) 대신 케피어(발효유)나 효모를 넣어 발효하는 빵이 건강한 빵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완두콩 단백질을 넣은 미국 내 빵이나 핀란드의 인섹트(식용 곤충)가루 활용 빵, 그리고 캐나다의 마차빵 등이 색다른 빵을 원하는 요구를 충족시킨 제품으로 꼽힌다”고 했다.

흰 밀가루는 ‘통밀 가루’로 대체되는 추세이며, 이 외에 아몬드나 귀리, 메밀, 퀴노아, 타이거넛츠로 만든 가루들도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

베이커리에 활용되는 아몬드가루(좌)와 캐슈넛크림버터(우) [123rf]

장보기 앱 마켓컬리에서도 통밀빵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이하 기준 동일) 베이커리 판매량 상위 10위 안에 9개가 모두 통밀 상품이었으며,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인 컬리스의 ‘R15 통밀 식빵’의 경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쌀을 이용한 베이글도 인기이며, 아몬드가루 사용과 나한과·알룰로오스 등으로 당분을 줄인 ‘무화당’ 베이커리의 상품들도 지난해보다 108% 증가했다.

‘건강 빵’ 에 속하는 카테고리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0%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베이커리 판매량 증가(60%)보다 높은 수치다. 진소영 마켓컬리 베이커리 MD(상품기획)는 “2030세대의 당뇨질환 증가에 따라 당분 섭취를 줄이려는 수요가 늘고 있으며,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 중점으로 식사하는 트렌드에 맞물려 밀가루 대신 통곡물이나 아몬드가루를 사용하고 설탕 대신 대체당 성분을 활용한 베이커리들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빵도 ‘지속가능성’…친환경 포장·비건 빵으로 승부

‘순두부젤라또’(좌), 아이엠그리너(우)의 생분해성 용기(우)

환경문제를 고려하기 시작한 소비자 성향은 빵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건(vegan. 완전 채식) 빵이나 친환경 포장 방식으로 연결되고 있다.

비단 소시지나 베이컨을 넣은 빵만 제외되지는 않는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육류 뿐 아니라 우유나 버터, 치즈 등 유제품 소비의 감소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비건 빵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아몬드버터를 넣고, 두유 크림이나 캐슈넛크림 등을 넣는 방식이다.

기발한 비건 베이커리들은 환경보호의 기여 뿐 아니라 ‘이색 상품’으로도 흥미를 끌고 있다. 편의점에 진열된 ‘두부 케이크’나 강릉 초당순두부마을 내 ‘순두부젤라토’는 SNS 게시물을 통해 젊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와 함께 빵을 담는 포장 역시 친환경 종이포장이나 옥수수 전분 활용 용기, 비닐코팅을 최소화한 포장이 늘고 있는 추세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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