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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축 선진국? 유독 빠른 금리상승세…빚 경제 이자부담 눈덩이
한은 조기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긴축·中헝다 사태
5·10년 국채 연중 최고
대출금리 상승 더 가팔라
민간부채 경기 짓누를 수
[연합]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국채금리 상승세가 가파르다. 세계 다른 주요국 보다도 유독 빠른 속도다 . 한국은행이 주택시장 과열 등 금융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기에 돌입한 데다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과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으로 인한 위험회피 심리가 가속요인이다. 물가가 급등하는 데다, 민간부채가 국내 총생산의 2배를 넘어서고 있어 이자 부담이 경기를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609%까지 올라 2019년 5월 이후 2년 4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은행채 5년물이 연동되는 국고채 5년물은 1.950%로 2018년 12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실제로 이날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2.206%까지 올라 2018년 11월 이후 최고였다.

이날 국고채 1년물 금리는 1.103%로 작년 3월 이후 가장 높았고, 이에 따라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도 1.409%를 찍으면서 1년 8개월만에 최대로 올라섰다. 은행채 1년물은 신용대출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된다.

여러 우려에도 우리나라가 금리인상에 선제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에는 과도한 부채에 따른 위기 발생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올 1분기말 주요 43개국 신용갭(Credit-to-GDP gaps)을 보면 한국은 18.3%로 해당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몇년 전만 해도 중하위권에 속했던 우리나라는 홍콩, 일본, 스위스, 프랑스에 이어 전세계 5위까지 올라왔다.

신용갭은 BIS가 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명목) 대비 가계·기업 신용의 비율이 장기 추세치에서 어느 정도 이탈됐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경제 규모 대비 민간 부채 리스크가 얼마나 증대됐는지 평가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2018년 3분기만 해도 마이너스 신용갭을 유지했던 우리나라는 플러스로 돌아선 2018년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이 수치가 아홉 분기 연속 증가했다. 중국, 캐나다 ,브라질 뿐 아니라 부채 규모가 엄청난 일본도 올 들어 신용갭이 하락으로 전환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민간 부문의 신용 위험 증대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상되더라도 차입을 갖고 있는 국민 1인당 이자부담 규모가 30만원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는 변동금리 대출을 기준으로 기준금리 인상폭(0.50%포인트) 만큼만 반영한 것으로 국채, 은행채 등 시장금리에 따라 산출되는 대출금리 상승 규모는 이보다 더 크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8개 시중은행의 지난 8월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07~5.92%로 집계됐다. 지난 1월 2.86~5.63%에서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만으로도 이같이 오른 것인데, 이달 중 채권 시장 변동 감안 시 더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불균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 돌입은 분명 필요한 상황이지만 대내외적으로 경기 불확실성도 높아 마냥 금융안정 측면만 보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기에도 무리가 있다”며 “적정 기준금리 수준보다 낮은 기준금리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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