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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B칼럼]기준금리 인상이 임차인에게 미치는 영향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금리인상, 주택가격 안정엔 제한적
주담대 금리는 인상분 선반영
월세 등 임차인에 더 직접 영향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지난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p 인상하면서 2018년 11월 이후 약 2년 9개월만에 기준금리가 인상되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역대 최저수준의 기준금리에서는 벗어나게 되었지만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20년 2월 1.25%와 비교하면 여전히 0.50%p 낮은 수준이다. 이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발표에 따르면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금리 변동에 민감한 주택시장에서도 기준금리의 인상이 미칠 영향을 다양하게 전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금융 및 부동산시장 전문가의 상당수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런 전망의 근거는 절대적인 금리 수준이 이번 금리인상에도 여전히 낮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분을 선반영하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연말 2.59%에서 올해 7월에는 2.81%로 상승하였다.)

이렇게 주택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주택가격 안정화 효과’에 집중하여 논의하고 있지만, 임대차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전세나 월세에 거주중인 임차인들에게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임차보증금 관련 대출의 금리 구조가 기준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변동되도록 설계되어있기 때문이다.

우선 주택담보대출은 절반 이상이 ‘(혼합)고정금리’ 형태로 취급되고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다. 그만큼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는 금리 충격에 대비한 강한 범퍼를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반면,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은 대부분 코픽스나 CD금리에 연동한 변동금리로 취급되고 있다. 코픽스나 CD금리는 주로 3개월이나 6개월 등 만기가 짧은 채권에 기초하고 있어 기준금리 수준에 밀접하게 연동한다. 즉, 기준금리 인상은 코픽스나 CD금리를 즉각적으로 상승시키고, 이렇게 상승한 금리는 임차인의 전세대출 및 신용대출 금리 상승으로 직결된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체감은 자가주택 거주자보다 임차인에게 더 크게 나타나게 된다.

실제로 코픽스 금리에 연동하여 3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전세자금대출 이용자의 사례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이 대출자는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여기에 1.3%의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6월 6.12%였던 대출 금리는 9월에 최대 2.37%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원금이 4억원이라고 할 경우 월 이자 상환액은 70.6만원에서 79만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증가하는 이자 상환액도 큰 부담이지만, 앞으로 한·두차례 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임차인의 상환 부담은 더 증가하고 가처분소득은 감소하게 된다.

그렇다면 금리 상승기에 임차인은 어떻게 금리 상승에 대비할 수 있을까? 물론 가장 좋은 선택은 불필요한 대출을 줄이는 것이지만, 단기적으로 임차보증금 대출 규모를 줄이기는 어렵다. 이에 대한 차선책으로 버팀목 전세자금대출과 같이 금리 부담이 적은 정책 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정책금융상품의 금리는 시중 금융기관의 대출 상품보다 그 수준이 낮고 시장금리 변동에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대출 상품을 선택할 때 금리 교체 주기가 상대적으로 긴 상품을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출의 기본 금리가 3개월마다 변동되는 상품보다 1년에 한 번 변동되는 상품을 선택하면 금리 상승 시기에 이자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대출 규모에 상관없이 금리 인상은 모두에게 걱정이고 부담일 수밖에 없다. 가계의 상황을 고려한 안정적인 대출 관리로 금리 인상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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