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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드 코로나 무기될 ‘토종’ 코로나 치료제 개발 가시화
변이 확산 백신만으론 한계…치료제 필요성 커져
신풍제약 임상3상 승인·엔지켐생명과학 3상 준비
의료계 “경증환자에 치료제 투여…치명률 낮춰야”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이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도 4차 대유행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방역 체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성인 80% 이상이 접종 완료되는 시점에 코로나19 종식이 아닌 공존을 하며 치명률을 낮추는 것에 초점을 맞춘 ‘위드(with) 코로나’의 전환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치명률을 낮추기 위한 무기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 이에 많은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개발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백신 개발됐지만 돌파 감염·변이 바이러스로 치료제 필요성 커져=지난해 초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당시로서는 개발 성공 여부와 기간도 확신할 수 없었던 백신보다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컸다. 실제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지난해 10월 미 식품의약국(FDA)은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공식 승인했다. 하지만 이후 화이자와 모더나가 각각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했고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시노팜 등도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코로나19에 대한 관심은 치료제에서 백신으로 옮겨 갔다.

하지만 이렇게 개발된 백신 접종 후에도 또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과 기존 백신을 무력화시키는 델타 변이 등의 확산으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이에 각국은 3차 접종에 해당하는 부스터샷(추가 접종)과 함께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차 접종까지 완료하더라도 델타 변이로 인해 백신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결국 추가 접종이 이뤄져야 할 것이고 이와 함께 치료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풍 ‘피라맥스’ 임상 3상 승인…엔지켐, 임상 3상 준비=이에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과 함께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풍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피라맥스’의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임상 3상은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1420명을 대상으로 피라맥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할 예정이다.

피라맥스는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와 같은 외래환자와 고위험군을 포함해 산소치료요법을 요하지 않는 입원환자에게 투약될 예정이며, 백신 접종자도 참여 가능하다.

피라맥스는 피로나리딘인산염과 알테수네이트의 복합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내 진입과 조립을 저해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한편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 등 폐 병변을 개선하는 약물이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백신 수급에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종식이 없는 감염증으로 대응하는 국가가 나타나고 있다”며 “감염 초기 중증 악화와 감염 확산을 막는 경구치료제로, 편리한 복용과 적정한 약가를 통해 추후 자가격리자 등 외래환자의 신규 치료 옵션으로도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치료제 개발기업 엔지켐생명과학은 최근 코로나19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임상 2상 시험을 통해 회복기간과 사이토카인 폭풍 억제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엔지켐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EC-18(성분명 모세디피모드)’은 바이러스로 인한 IL-6와 IL-8의 분비 감소를 통해 빠르게 항상성을 회복시키는 면역조절물질로, 2020년 5월 국내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2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의 핵심 역할을 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IL-8과 IL-6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대상자 증상의 호전을 보여주는 지표인 영국 조기경고점수(NEWS)에서 EC-18 투약군이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평균값이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이번 임상 2상 시험을 통해 경증 폐렴 환자에서 표준 치료와 EC-18 병행 투여 시 면역조절 효과 및 대상자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해외 임상 등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EC-18을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 임상 승인 치료제 14개…경증 환자에 치료제 투여 필요=이 약물들을 포함해 국내 기업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는 10개가 넘는다. 식약처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현황에 따르면, 현재 14개 제품에 대한 임상이 승인돼 진행되고 있다.

이미 셀트리온이 개발한 ‘렉키로나주’는 임상 2상을 마치고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은 뒤 실제 치료 현장에서 사용된다. 이후 임상 3상을 진행 중인데 최근 식약처에 사용 범위를 12세 이상 모든 경증에서 중등증 환자로 변경 신청했다.

특히 올해 2월 국내 백신 도입 이후에도 대웅제약 ‘DWJ1248’, 녹십자웰빙 ‘라이넥주’, 종근당 ‘CKD-314’, 한국유나이티드제약 ‘UI030’, 큐라티스 ‘QTP104’, GSK ‘VIR-7831’, 텔콘RF제약 ‘렌질루맙’ 등 7개 약물이 임상 1상 또는 2, 3상 허가를 받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국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해서는 위중증 환자 수를 줄여 치명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경증 또는 감염 초기 환자에게 치료제를 쓰는 것이 필요하다”며 “생활치료센터 등에 입소한 경증 환자 등에게 치료제를 투여하면 중증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조기 퇴원도 가능해 의료 체계 가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종식되기 힘들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앞으로 백신과 치료제의 필요성은 계속될 것”이라며 “백신과 치료제라는 무기가 함께 있어야만 독감처럼 관리 가능한 감염병이 될 것이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기업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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