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관심이 가상자산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이 미국의 디지털 화폐 발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전망이다.

출처 : 한국금융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의 이광상 부장대우는 29일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등 최근 현지 언론 등을 정리·분석해 이와 같이 전망했다.

금융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빠른 부상은 연준의 디지털 화폐 검토, 발행 가능성을 높이는 주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연준은 이르면 다음 달 중 스테이블코인의 이점과 잠재적 위험 요소를 다룬 공식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가상자산과는 달리 법정통화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 변동성이 제한되도록 설계·발행되는 디지털 자산이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는 거래 가격이 1달러 안팎을 벗어나지 않도록 설계됐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테더를 비롯한 4대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이달 초 1000억달러를 웃돌았다. 작년 8월 말에는 약 140억달러에 불과했다.

금융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부상하는 이유는 안전자산 성격, 투자 용이성, 국제송금 편의성 등이 지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연구원은 "지난 7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 금융시장 실무그룹을 소집했다"고 설명하며 "미국 입법부와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이 담보자산으로 준비금 100%를 보유하지 못함으로써 금융소비자들이 대량 손실에 노출될 수 있는 사태의 발생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법정화폐가 공식적인 은행 시스템에서 벗어나 사각지대에서 불법금융에 이용될 가능성도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준비금이나 담보자산의 단기금융시장펀드 유입이 늘고 있다"며 "미국 금융당국은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 펀드런이나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펀드런과 뱅크런은 위기 시에 대규모로 펀드를 환매하거나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