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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어 '무조건 따상' 끝났다…성장성이 수익률 갈라[묻지마 투자 끝난 IPO시장]
하반기 최대어 크래프톤 시초가, 공모가 하회
“상장 후 지켜보자”…달라진 공모주 시장
성장성 입증되면 수익률↑…장기투자 필요
게임 업체 크래프톤의 공모주 일반 청약 첫날인 2일 오후 서울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이담 기자] 뜨겁게 달아오르던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들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은 물론 그 이후 거래일에도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초반 투자 광풍의 기록을 이어갔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흐름을 찾아 보기 힘들다. 크게 주목을 받았던 크래프톤은 상장일인 10일 공모가 대비 급락해 증시에 데뷔하는 등 고수익을 담보하던 과거 흐름과 크게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투자의 흐름이 단기 시세 차익에서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하반기 최대어 크래프톤은 시초가가 공모가(49만8000원) 보다 낮은 44만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글로벌 흥행게임인 배틀그라운드 제작사로 기대를 모았지만 주요한 게임 지적재산(IP)이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이 성장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고, 높은 공모가도 발목을 잡았다. 지난주 상장한 카카오뱅크도 시초가는 공모가(3만9000원) 보다 37% 높은 6만9800원이었다. 최대어들이 상장일 따상에 실패하는 분위기는 올해 상반기부터 감지됐다. 지난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상장일 시초가 대비 20%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공모주 투자 광풍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해 최대어 중 하나였던 SK바이오팜은 따상상상을 기록한 바 있다.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이후 사흘 연속 상한가를 달성했다. 또 다른 대어였던 카카오게임즈도 따상상을 기록했었다. 대신증권은 지난 2일 펴낸 ‘IPO시장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공모주 시장에선 공모가 대비 상장일 상승률은 올해 1분기 이후 차츰 둔화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최근의 흐름은 장기 성장성을 가진 공모주들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상장 당일 따상 행진에 실패했더라도 성장성이 기대를 모은 종목은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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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상장했던 하이브는 당시 따상 기대감을 모으며 시초가가 공모가(13만5000원) 두배인 27만원에 형성됐지만 고평가 논란에 발목잡히며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우수한 아티스트 지적재산(IP)을 바탕으로 글로벌 음원 차트를 휩쓰는 데다 팬플랫폼 위버스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주가가 30만원선에 안착했다. 상장일 종가 대비 수익률이 20%에 달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2차 전지 부품 대장주로 자리매김하며 높은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10만5000원) 두배인 21만원에 형성됐지만 종가는 1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21만원을 넘보며 수익률이 36%에 달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2차 전지 핵심 부품인 분리막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다.

초대형 공모주로 관심을 끈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코스피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공모가는 3만9천원이다. 사진은 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 연합뉴스

최근 상장한 카카오뱅크도 시초가는 ‘따’에 실패했지만 기존 은행과는 다른 금융 플랫폼 특성이 주목 받으며 연이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카카오뱅크 시초가는 5만원선이었지만 최근 8만원 까지 위협하면서 국내 상장사 중 시총 10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최대어 뿐만 아니라 중소형 상장주에서도 상장 후 주가 차이가 극명해지고 있다. 성장성을 갖춘 종목은 최대어 이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지만 그렇지 않은 종목은 공모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상장한 메타버스 관련 기업인 맥스트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장일 종가 대비 두배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영상인식 솔루션 기업인 이노뎁과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비고도 장밋빛 전망에 상장일 종가 대비 각각 61%, 22%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반면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겹친 진시스템과 에이치피오 등은 하락세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모주에 투자할 때 이름이 알려졌다고 무작정 투자하기보다 성장성을 갖춘 기업을 선별해 장기투자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실제로 똘똘한 공모주를 장기투자할 때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최근 상장한 공모주 첫날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평균 36%였지만 공모주를 받아 보유하고 있으면 92.5%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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