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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뱅 이어 등판하는 크래프톤...고평가 악재 넘어설까
50만원 가까운 공모가 부담
청약 증거금도 5조원대 그쳐
대형 공모주 ‘불패 신화’ 깨져
게임 업체 크래프톤의 공모주 일반 청약이 이뤄진 서울의 한 증권사 창구. [연합]

글로벌 흥행 게임 ‘배틀그라운드’에 힘입어 메이저 게임사 반열에 오른 크래프톤이 10일 상장한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함께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흥행에 참패하면서 상장 후 주가 흐름에 이목이 쏠린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오는 10일 증시 개장과 함께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크래프톤의 공모가는 49만8000원이다. 이를 기준 산정한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으로 현재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의 지난 6일 기준 시가총액인 18조682억원을 6조원 이상 상회한다. 크래프톤이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수준만 유지해도 단숨에 게임 대장주로 등극하게 된다.

크래프톤 시초가는 상장일 오전 8시30분부터 9시에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가 합치하는 가격으로 정해진다. 이 시초가를 기준으로 장중 상하 30%의 가격 제한폭이 적용된다. 만약 크래프톤 시초가가 공모가 2배인 99만6000원으로 설정되면 시가총액은 48조원을 넘어선다. 코스피 시총 9위인 현대차(47조5415억원)보다 몸집이 커지는 셈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고평가 논란에 투자심리 악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공모가가 50만원에 가깝게 책정되면서 가격 부담을 느끼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공모가로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도 시장 반응이 시원찮았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243.15대 1, 청약 증거금은 5조358억원에 그쳤다. 심지어 비슷한 시기에 청약을 받은 중소형 공모주들이 크래프톤보다 많은 증거금을 모았다.

상장 초기에 주가가 부진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기점으로 대형 공모주는 무조건 ‘따상’에 성공한다는 ‘불패 신화’도 깨진 분위기다. 지난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도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37% 높은 5만3700원을 기록하며 따상엔 실패했다.

크래프톤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이 많은 점도 주가에 변수다. 상장 주식 4889만8070주 중 최대주주 보유분, 기관 의무보유 확약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등을 제외한 1909만3426주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다. 상장일 유통 주식 비율은 39.05%로 카카오뱅크(22.6%), SKIET(15.04%), SK바이오사이언스(1.63%) 등과 비교해 훨씬 높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44.91%로 다른 대형 공모주보다 낮다. 즉 기관 물량의 절반 이상은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린다.

지금까지 크래프톤의 적정 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2곳이다. 메리츠증권이 72만원, KTB투자증권은 58만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는 글로벌에서 가장 성공한 지적재산(IP)이란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에 단순한 하나의 게임이라는 우려를 상쇄할 수 있고 ‘뉴스테이트’,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새로운 IP 성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성과 상방 리스크, IP 확장성, 공모자금 기반 투자 확대 등 우호 여건을 최대로 반영해 주당 적정가치로 58만원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크래프톤이 강조하는 IP 기반 콘텐츠 사업 가치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배틀그라운드는 IP 확장을 위해 배경 스토리를 포함한 시네마틱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해왔으나 조회 수는 상당히 낮다”며 “시네마틱 영상 조회 수 증가가 확인돼야 2차 창작에 대한 가치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이담 기자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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