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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코로나 시대, 고용서비스 투자 더 늘려야

지난해 3월 이후 코로나19는 우리 국민에게 큰 고통을 안겼고 노동시장에도 큰 충격을 줬다. 취업자 수는 크게 감소했고 실업증가에 따라 실업급여는 월평균 1조원이 넘게 지급되고 있다. 아직도 청년, 영세 자영자, 취약계층 근로자들이 일자리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은 실업과 일자리 고민이 있을 때 국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고 있을까? 실업을 당하면 고용센터에 가서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걸 모르는 국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고용센터에서는 실업급여 지급만이 아니라 국민취업지원수당 지급, 국민내일배움카드 발급, 기업에 대한 각종 고용유지지원금, 취업 알선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고용센터에서 제공하는 업무가 ‘고용 서비스’다. 고용 서비스는 직업의 생로병사(취업·재직·실업·전직·퇴직)와 관련된 어려움을 덜어주는 중요한 서비스다.

우리나라의 고용 서비스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국가의 고용 서비스는 매우 취약했고, 민간기관도 직업 소개가 고작이었다. 다행히 지난 20년간 국가가 제공하는 고용 서비스도 많이 발전했고 올해 1월부터 국민취업지원제까지 시행됨으로써 외형적으로는 OECD 수준의 제도를 갖추게 됐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올해 일자리예산은 30조원을 넘겼다. 일선에서 이 예산이 집행되는 곳이 고용센터 등 고용 서비스기관들이다.

이제 우리나라 고용 서비스는 질적인 도약이 필요한 시기다. 투자도 늘려 나가야 한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T) 진보가 촉발한 4차 산업혁명의 물결, 그리고 예기치 못한 코로나 충격은 일하는 방식과 고용 형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나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언제 직장을 떠나야 할지, 언제 사업을 접게 되지나 않을지 불안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민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재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는 ‘따스한 고용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게 됐다.국민에게 제대로 된 고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용센터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상담시간 부족, 전문성 확보의 어려움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고용 서비스가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받는 일본과 미국에 비해서도 직원 1명이 담당해야 하는 고객의 수가 3배 이상 많은 게 현실이다. 고용 서비스의 질은 상담원의 전문지식과 노하우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전문인력을 양성해 공급할 수 있는 대학교육과 담당직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상담직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면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졌다고 하는 우리나라 대학생들, 그리고 20~30년 근무 후 퇴직한 분들을 어떻게 상담하겠는가?

이에 한국기술교육대는 고용 서비스 분야 전문가 양성을 위해 고용서비스정책학과를 신설해 오는 9월에 신입생을 모집한다. 내년에는 고용 서비스 교육훈련을 전담하는 종합교육원을 만들 계획이다. 우리나라 고용 서비스의 질적인 발전을 위한 투자다. 이 학과에서 4년간의 전문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고용센터, 지자체 일자리센터, 민간 고용 서비스기관 등에 진출해 양질의 취업 알선, 직업훈련, 전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자신에 맞는 일자리를 갖는 일은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때문에 국가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취업 준비, 전직, 실업, 재취업에 이르는 단계마다 적절한 고용 서비스를 받고 최적의 일자리를 찾는다면 고용 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매우 수지맞는 장사다. 일자리 불안, 실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많은 국민은 국가로부터 적절한 사회안전망과 양질의 고용 서비스를 통해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 위기가 종식되고 더 나은 고용 서비스가 제공됨으로써 학생, 직장인, 구직자 모두 일자리 걱정에서 벗어나길 기대해본다.

장신철 한국기술교육대 고용서비스정책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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