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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먹고살기 힘들다”...올해도 밥상물가 고공행진?

요즘처럼 “먹고살기 참 힘들다”는 말을 실감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매끼를 해결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이전에 미처 몰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이들의 학교 가는 날짜는 줄고, 외출도 자제하다 보니 집에서 해결해야 할 끼니 수가 늘어난 탓이다.

다른 집 워킹맘들처럼 필자도 매끼 김치찌개·된장찌개·미역국 등 할 줄 아는 요리 몇 개로 ‘돌려막기(?)’를 시도했다. 며칠도 아니고 1년 이상 식단이 반복되다 보니 요리를 만드는 필자뿐 아니라 서너 끼 건너 같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식구들도 지친 모양새다. 물론 남들처럼 가정간편식(HMR)을 시도해보고 배달음식도 시켜봤지만 아연실색할 정도로 늘어나는 쓰레기양에 이 역시도 계속하기 어려웠다. 아이들과 함께 먹는 음식이다 보니 높은 나트륨 함량과 지방 비중도 사실 마음에 걸렸다.

“그래도 집밥이 최고”라는 큰아이의 응원에 다시 앞치마끈을 동여매는 찰나, 이젠 밥상물가가 문제다. 자주 사먹는 달걀이나 대파, 양파는 왜 그리 비싼 건지. 대형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마다 대파 꾸러미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 냉장고 속 대파 양을 머릿속으로 가늠해보고는 도로 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각 품목의 가격이 제각각 치솟은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모든 품목의 가격이 수십 퍼센트씩 올랐던 적은 거의 없었다.

이처럼 모든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해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감염병 확산 등으로 작황이나 생육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긴 장마와 잦은 폭풍, 그리고 혹한 등으로 나무에서 익어가야 할 과일들이 모두 떨어졌다. AI(조류 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알을 낳을 수 있는 산란계 4마리 중 1마리가 살처분돼 닭고기나 달걀의 공급은 줄었다. 지난해 신종 감염병 때문에 괴로웠던 인간만큼이나 동·식물들 역시 어려운 상황을 보낸 셈이다.

문제는 ‘고공행진’ 중인 밥상물가가 올해도 지속될 것 같다는 점이다. 5월의 폭설과 장마처럼 하루 내내 내리는 봄비 등 이상 기후가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5월의 쨍쨍한 햇볕을 받아야 할 농작물들이 시들거나 썩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면서 산지에서 수확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배추 가격은 한 달 새 가격이 40%가량 급등락하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파테크’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비싼 대파는 아직도 한 단에 5000원 이상을 줘야 살 수 있다. 마늘·양상추 가격도 심상치 않다.

상황이 이러한데 정부의 물가대책은 예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정부 비축을 늘리거나 추가 수입물량을 늘리는 등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대책만 나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책반 회의를 전보다 더 자주한다고 해서 부족한 농·축산물 물량이 저절로 메워지지는 않는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별 생산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에 따른 물량 확보에 나서는 등 전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밥상물가를 잡을 수 있다. 안 그래도 감염병으로 힘든 국민을 배까지 곯게 할 순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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