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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선넘었다’…말폭탄→순항미사일→탄도미사일 ‘계획대로?’
김정은, 정상 구두친서 ‘국방력 강화’ 첫머리
“낮은단계부터 ICBM 도발 가능성까지 압박”
북한이 25일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방력 강화 선언부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의 말폭탄과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은 계획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21일 탄도미사일 발사라는 ‘선’을 넘어섰다. 지난 21일 발사한 순항미사일과 달리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배라는 점에서 무력시위를 넘어선 도발의 성격을 띤다고 볼 수밖에 없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작년 3월29일 강원 원산에서 실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 이후 1년여 만이다. 북한은 1년여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 재개에 나서기까지 나름 치밀한 계획에 따른 행보를 보였다. 이는 북한이 대외적으로 발표한 공식 언술에서도 확인된다.

먼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국가핵무력건설 완성과 국가방위력 강화를 공언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핵잠수함과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 미사일(MIRV), 극초음속무기, 무인타격장비, 군사정찰위성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기도 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은 ‘말폭탄’을 쏟아냈다. 포문을 연 것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5일 담화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비난하면서 미국을 향해 “앞으로 4년 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 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틀 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역시 담화를 통해 미국의 물밑접촉 시도를 확인한 뒤 대북적대정책 철회 없는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하겠다며 “미국은 자기들이 대조선(대북) 적대시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속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향후 행동 수순으로 넘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다시 이틀 뒤 북한 외무성은 말레이시아가 불법 자금세탁 혐의를 받는 북한 사업가를 미국에 인도한 것과 관련해 말레이시아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면서 “배후조종자, 주범인 미국도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북한 관영매체가 24일 보도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와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주석,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 등에게 보낸 구두친서에서 국방력 강화와 남북관계, 북미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입장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는데 국방력 강화를 가장 앞에 꼽았다.

급기야 북한은 21일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2발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 함경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에 이르렀다. 국가방위력 강화 선언과 말폭탄, 순항미사일에 이어 탄도미사일까지 점차 수위를 끌어올린 셈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낮은 단계서부터 높은 단계로 점점 도발하겠다는 메시지”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도 할 수 있다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과 관계를 개선했다는 자신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것 같으니 선제적 압박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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