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악재 겹친 文대통령...꽉 막힌 임기말

역대 대통령의 임기 말은 처참했다.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도 곤욕을 치렀다. 대통령 대부분이 마지막에는 국민의 외면을 받았다. 임기 말 지지율은 10~20%로 내려앉았다. ‘대통령 임기 말 증후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말 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대통령이 되는 듯했다. 40%대의 견고한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초의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이 같은 관측이 희망 섞인 바람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악재가 쌓여도 너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6일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드렸다”며 사과했지만 사태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집값 폭등으로 평생을 모아도 집 한 채 살 수 없는 대부분의 사람은 ‘대통령의 말’대로 허탈해하고 실망하며 분노하고 있다. 참고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달 14일 현재 임금근로자의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서울 25평(83㎡)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36년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임금의 30%를 저축했을 때 118년이 걸린다.

남북관계 파국위기도 겹쳤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한미 연합훈련에 반대하며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냈다. 남북관계 전면 중단까지 언급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사활을 걸고 있는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도 악재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AZ 백신 예방접종을 중단할 명확한 근거가 없어 애초 계획대로 접종한다고 밝혔지만 유럽 국가에서 잇따라 접종 중단 소식이 들려오는 상황에서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는다. 부작용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AZ 백신 접종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오는 23일 AZ 백신 접종을 하기로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 내외의 접종 소식을 전하며 “문 대통령 내외가 AZ 백신을 접종하는 건 65세 이상 접종 대상자 가운데 우선적으로 접종함으로써 일각에서 제기되는 ‘안전성·효과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솔선수범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임기 말 문 대통령의 사과가 잦아지고 있다. 석 달간 3번의 사과가 있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갈등 속에 “인사권자로서 사과한다”는 입장을 내놨던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집값 폭등에 대해 다시 사과했다. 그리고 LH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또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의 임기 말 사과가 역대 대통령의 ‘임기 말 증후군’ 전례로 이어지지 않기를 강력히 바란다. 국민은 퇴임하는 대통령을 향해 야유가 아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