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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의 세 갈래 길…①독자세력화 ②안·금과 제3지대 ③국민의힘과 함께
尹 “자유민주주의 지키기 위해 힘 다하겠다” 강조
‘정치 경험 부족’ 단점 탓 제3지대 연대 가능성도
국민의힘 연일 ‘러브콜’…실제 합류 가능성은 불투명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 충격에 정치권이 연일 흔들리고 있다. 여권의 검찰 수사권 박탈에 반발하며 사퇴한 윤 전 총장이 사실상 정계 진출 도전을 선언했다는 판단에 여야 모두 윤 전 총장의 다음 행보를 두고 ‘경우의 수’ 찾기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퇴임하며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도 그는 “우리 사회의 정의와 상식,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그토록 어렵게 지켜왔던 검찰총장의 직에서 물러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의 정계 진출 선언”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당장 여당은 일제히 “윤 총장이 정치 행보를 걷는다”며 비판에 나섰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5일 “수차례에 걸쳐 정치하려면 옷 벗고 하랬더니, 그 옷 참 늦게도 벗는다. 지금이라도 벗어주니 고맙다”며 “문재인 정부가 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는 명예로운 이름! 윤석열에게는 걸맞지 않았다. 여의도로 오신 걸 환영한다”고 우회적으로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이 일제히 윤 전 총장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예상되는 윤 전 총장의 다음 행보가 모두 여당과 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해 여야 양강 구도에 지친 민심을 흡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제외하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정부ᆞ여당에 등을 돌리는 모양새”라며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대안을 보여주지 못하며 중간 지대에서 관망하는 여론 비율이 커졌다. 윤 전 총장이 독자세력을 형성할 경우, 이를 대부분 흡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치 경험이 전무한 윤 전 총장이 독자 세력을 바로 만들 수는 없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이 때문에 이미 제3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세력과 연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최근 ‘제3지대론’을 강조해온 일부 정치권 인사들과 물밑 접촉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한 대상으로는 4ᆞ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윤 전 총장이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국민의힘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전 총장의 사퇴 발표 직후 “어떤 식으로 헌정질서를 세울 지 만날 것”이라며 윤 전 총장과의 만남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것은 기존의 야당과는 다를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며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여러 가능성을 남겨놓은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의 사퇴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규철 정치평론가는 “윤 전 총장이 실제 정치 행보를 시작하게 되면 그간 갖고 있던 신비감이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며 “정말 대선이나 그 이후를 준비한다면 부족한 정치 경험을 보완할 나름의 해법을 우선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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