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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과거 발목잡혀 있을 수 없어”…3·1절 기념사 ‘관계개선’ 방점
‘피해자중심주의’ 언급하면서도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 경주 강조
“역지사지 머리 맞대면 해결 가능”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3·1절 연설을 통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회 3·1절 기념식에서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며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대법원의 일본제철 강제징용 소송배상 판결로 일본 정부가 2019년 7월부터 한국 제품 수입을 규제하기로 한 뒤, 한일 관계는 경색국면에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며 “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1일)은 그 불행했던 역사 속에서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을 기억하는 날이다. 우리는 그 역사를 잊지 못한다”며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러나 100년이 지난 지금 한일 양국은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 됐다”며 “지난 수십 년간 한일 양국은 일종의 분업구조를 토대로 함께 경쟁력을 높여왔고 한국의 성장은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 중심주의’와 ‘미래를 위한 노력’도 함께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다.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러나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가야 할 때”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우리 선조들은 이곳에서 인류 평등의 대의와 함께, 독립선언의 목적이 일본을 미워하고 배척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라 간의 관계를 바로잡아 동양평화와 세계평화를 이루고자 함에 있다는 것을 선포하고, 비폭력 평화 운동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극복을 위한 ‘다자주의적 협력’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우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 몽골과 함께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출범시켰다”며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도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와 같은 신종 감염병과 가축 전염병의 초국경적인 확산은 한 나라의 차원을 넘어 다자주의적 협력에 의해서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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