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왼쪽)가 18일 상암동 채널에이 사옥에서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운데)와 단일화를 위한 토론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오른쪽)가 18일 상암동 채널에이 사옥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왼쪽)와 단일화를 위한 토론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첫 TV 토론에서 신경전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권의 4년을 놓고는 "말 바꾸기, 내로남불 정권"이라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를 선언하기 앞서 여러차례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여러차례 이야기를 했다'며 "출마하지 않는 이유로 서울시장이 바꿀 수 있는 일과 대통령이 바꿀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다르다고 했다. 정치인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에 "제가 열심히 대선을 준비해도, 내년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이)패배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을 많은 분이 했다"며 "어떤 분들이 나오기를 굉장히 바랐지만 되레 승산은 더욱 없어져보였다"고 뜻을 바꾼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번에 몸을 던져 서울시장 보선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야권의 승리를 만든다면 다음 정권 교체도 가능해질 것 같았다"며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가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을 대표하는 후보가 된다면, 여당에선 안 대표가 말을 바꾼 것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금 전 의원의 핵심 공약을 지적하면서 역공을 가했다. 금 전 의원은 "서울시 소상공인 전체에게 6개월간 매월 200만원씩 지원하겠다"며 "돈은 4조9000억원 정도가 예상되는데, 서울시는 현재 3조~4조 정도의 지방채 발행은 가능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그분들을 집중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같은 의견이지만, 올해 지방채 발행이 끝나면 서울은 '재정주의단체'가 된다"고 받아쳤다. 나아가 "(그렇게 되면)이미 서울의 지방채 비율은 26%를 넘긴다"며 "이에 따라 여러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외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할 수 없는 여러 행사 비용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모아 세출 구조조정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지금은 재정을 신경 쓰기보다는 자영업자가 무너지지 않게 어떻게든 지원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왼쪽)와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 18일 상암동 채널에이 사옥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두 사람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재임 시절 매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던 '퀴어 축제'를 놓고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금 전 의원은 "서울시장이 퀴어 축제에 나간다면 작지만 중요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안 대표에게 "퀴어 축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안 대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사례를 꺼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일종의 퀴어 축제를 (도심)중심부에서 떨어져 남부쪽에 있는 '카스트로 스트리트'란 곳에서 한다"며 "본인이 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분만 그곳으로 가서 본다"고 했다. 이어 "퀴어 축제는 광화문에서 한다면 자원해서 보려고 오는 분도 있겠지만 (다른)이유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퀴어 축제를)원하지 않는 분도 있다"고 했다. 또 "저는 그런 부분까지 존중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본인이 믿는 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으면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우리 사회가 차별 없는 사회로 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한다"며 "(안 대표에게)대단히 실망스럽다는 말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응수했다.

이들은 마무리 발언에서 서울 시민에게 문 정권 심판을 호소했다.

안 대표는 "정치인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과 능력"이라며 "말 잘하는 해설사보다 일 잘하는 해결사가 되는 게 지금껏 제가 지향한 방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방역과 일자리 등 여러 문제들이 산적하다"며 "의사로, 일자리를 만들어본 벤처기업가로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 전 의원은 "정치를 바꾸고 판을 갈아엎어야 한다"며 "낡은 방식으로는 고칠 수 없다. 오늘 누가 문 정권을 심판할 수 있을지, 답답한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을지 (서울 시민들은)판단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