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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따뜻한 겨울·긴 장마…“기후위기 증명한 2020년”
작년 1월 평균기온 2.8도·한파일수 0…1973년 이후 최고 기온
중부 54일·제주 49일 역대 가장 긴 장마…집중호우도 잦아
‘4월보다 따뜻한 3월’ ‘7월보다 더운 6월’ 기온 역전도 빈번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한 지난해 6월 21일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머드광장에 세워진 사자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용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해. 수시로 대확산 양상을 보인 코로나19 사태 만큼이나 날씨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였다. 1973년 전국적으로 기상 관측망이 확충된 이후로 겨울은 가장 따뜻했고, 장마철은 가장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기온도 5위 내에 들면서 대체로 온난화 경향을 보인 가운데 월별 기온이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등 널을 뛰었다. 기후위기를 여실히 증명했던 한 해였다고 기상청은 평가했다.

14일 기상청에서 발표한 ‘2020년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평균기온은 2.8도(최고기온 7.7도·최저기온 영하 1.1도·한파일수 0.0일)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겨울(2019년 12월~2020년 2월)의 평균 기온도 3.1도(최고기온 8.3도·최저기온 영하 1.4도·한파일수 0.4일)로 이례적으로 따뜻했다.

이는 시베리아 지역에서 평년에 비해 3도가량 높은 고온 현상이 나타난 탓이다. 올 겨울과 정반대로 양의 북극 진동 영향으로 제트 기류가 북극 상공의 찬 공기를 북극에 가두면서 우리나라로 부는 북서풍이 약했다.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우리나라로 남풍 기류가 유입된 이유도 있었다.

장마철 최장 기록도 갱신됐다. 중부지방과 제주도에서는 장마철이 각각 54일과 49일로 역대 가장 길었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도 693.4㎜로 역대 2위였고, 장마철 강수일수도 전국에서 28.3일, 중부지방에서 34.7일로 각각 역대 1위를 갈아치웠다.

많은 비와 집중 호우도 자주 나타났다. 일 강수량이 80㎜ 이상이었던 날이 3.5일로 1999년 3.9일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6~7월은 상층 찬 공기를 동반해 발달한 저기압으로, 8월은 정체전선상 발달한 남북으로 폭이 좁은 강수대 지속 발달한 영향이다.

지난해 9월 7일 강원 동해안에 태풍 ‘하이선’ 영향으로 강원 삼척시 임원항 일대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 모습. [연합]

지난해 여름에는 강한 태풍 4개가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우리나라가 태풍의 길목에 위치한 데다 8~9월에는 필리핀 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아 태풍의 강도에 영향을 줬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피해 복구비용이 6063억원으로 확정되기도 했다.

‘4월보다 따뜻한 3월’, ‘7월보다 더운 6월’ 등 기온 역전이 나타났다. 월별로 1~3월과 6월, 8월, 11월은 평년에 비해 1도 이상 높았고, 4월과 7월은 1도 이상 낮아 1년 내내 기온 변동 폭도 컸다. 3월까지 시베리아 고온 현상이 이어져 고기압이 약했던 반면 4월에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자주 유입된 때문이었다.

6월에는 강한 일사(日射)에 따뜻한 남서풍 유입으로 전국적 더위가 찾아왔으나, 7월에는 북극 해빙 면적이 1979년 이후 최저를 기록하면서 북쪽으로부터 우리나라로 자주 찬 공기가 유입됐다.

기상청은 이처럼 변화무쌍했던 지난해 날씨가 기후위기를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2020년은 긴 장마철, 집중호우, 많은 태풍 등 기후변화가 이상기상으로 빈번히 나타난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 준 해”라며 “국민 안전 보장과 생활 편익을 위해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날씨 예측·기후 서비스 기술 개발과 사전 정보 제공을 서둘러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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