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간 ‘서울시장 보선’ 보수 야권 단일화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깜짝 회동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각 소속당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상섭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깜짝 회동했다. 다만, 신년인사차 만남이었을 뿐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향후 안 대표와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그런 계획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당 후보를 키우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단일화와 관계없이 국민의힘 경선 일정을 강행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야권의 단일화 신경전이 한층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르면 이날 안 대표와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지금은 만나자는 연락도 없고, 그런 계획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 언론에서는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이르면 7일 단독 회동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두 사람이 신년 인사 차원에서 만나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제는 그런(회동) 예정은 없다. 어제 만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화에서 “신년이 됐으니 야권 구성원 입장에서 새해 인사도 드리고 덕담도 나누는 짧은 자리였다”며 “(국민의힘) 경선이나 정국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회동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지금 우리당의 후보를 만드는데 총력을 경주하는 길 밖에 나는 모른다”고 재차 강조했다.

당장은 단일화 여부보다는 당내 후보를 내는데 집중할 것이란 의지다. 외부 인사보다 국민의힘 주자가 후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당내 목소리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외부인사가 경선에 참여하려면 입당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점도 다시 한 번 명확히 한 셈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만 10여명에 달한다.

다만, 단일화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뒀다. 전날 김 위원장은 오는 2월 말 국민의힘 후보를 확정 짓고, 3월 초쯤 단일화 협상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단일화를 하려면 3월 초에는 끝을 맺어야 하니까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국민의힘은 당초 당원 20%, 시민 80%였던 본경선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100% 시민으로 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안 대표를 비롯한 금태섭 전 의원 등 외부인사에 경선 문호를 개방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동안 단일화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던 김 위원장 역시 전날 KBS 뉴스9에서 “단일화에 반대하진 않는다”며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그는 “최종적으로 후보 등록 직전에 야권이 서로 협의를 해서 단일화 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걸림돌은 안 대표가 여전히 국민의힘 입당에는 부정적인 기색을 보인다는 점이다. 안 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한 당 내에서 경선하는 구도로 가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되겠느냐”고 입당에는 거리를 뒀다.

정윤희·이원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