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종철 “기후 위기·불평등 극복 최우선…재보선 3당 구도로” [새해 각 당에 듣는다-김종철 정의당 대표]
거대 양당과 재계 입김으로 유명무실
그래도 중대재해법 자체 나름 큰 성과
지지율은 4%대 어려운 상황 알지만
재보궐 후보 단일화 없이 끝까지 완주
부동산·일자리·기후 문제 적극 부각
정의당 정체성 대선 전까지 보여줄 것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헤럴드경제와 신년 맞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불평등과 기후 변화 대응을 당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꼽았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전국민소득보험제도 입법화, 조세제도 개혁 등을 과제로 꼽았다. 이상섭 기자

대담 : 이형석 정치부장

“새해에도 ‘정의당은 정의당’입니다. 그 기조가 모든 걸 얘기해 준다고 볼 수 있죠.”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새해 정의당의 기조를 묻는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했다. 지난해 9월 ‘과감하게 단단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당대표직에 출사표를 던진 김 대표는 결선투표 끝에 당 대표로 당선돼 진보적 사회운동정당으로 정의당을 바꿔나가겠다는 포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에게 놓인 새해 정국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정의당이 그간 단식농성을 불사하며 제정을 촉구해온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거대 양당과 재계의 입김 탓에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고, 당장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김 대표를 만나 새해 정의당의 목표와 계획을 들었다. 김 대표는 “이제는 우리 의제와 이슈, 태도로 선명하게 가겠다”며 “정부와 여당의 눈치를 보기 보다는 정의당으로 끝까지 선거도 치러내겠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당 대표직을 수행한 지 2개월이 넘었다. 그간의 성과를 스스로 평가한다면?

=힘든 부분이 많았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의원단 수가 적다 보니 의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부분이 있다. 다만,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중대재해법은 나름의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다. 거대 양당이 논의를 주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의당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대재해법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과정 역시 정의당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서 처리됐다.

당 안팎의 평가를 종합하면 그래도 취임 초기부터 “정의당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권에 대해 비판할 때는 비판하고 독자적인 내기 시작했다. 중간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의제를 주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갈등이 어느정도 마무리 수순을 밟으며 정의당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중대재해법 제정 과정에서 정의당의 역할이 커졌다는 평가가 많다.

=중대재해법이 제정되는 것은 기정사실화 됐다. 다만, 정의당이 강조하고 있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유예 문제나 원청, 하청 사업자의 책임성 인정 문제가 남은 상황이다. 이 문제들은 정의당이 계속 싸워 얻어내야 하는 문제들이다.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법안이다. 결국은 사업주들이 안전에 더 신경을 쓸 곳이고, 시간이 지나면 지금 산재 발생률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의제도 중요하지만, 정의당 스스로 혁신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위기의 시대고 전환의 시대다 보니 당도 혁신해야 한다. 모든 당 지도부의 생각이 같지는 않겠지만, 당은 연금과 조세 등 금기를 깨는 혁신적 주장을 하면서 현장성을 더 강화한 정책과 법으로 승부해야 한다. 중대재해법 역시 마찬가지였다. 건설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다보니 와 닿는 얘기들을 법안에 담을 수 있었다. 금기를 깨고 현장성을 강화하는 것 자체가 당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정의당이 생각하는 주요 의제들을 입법화 하려면 여당과의 관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는 여당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하는데, 대표로서 복안은?

=정치에서 타협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타협으로만 정치를 하는 시대 역시 지난 것 같다. 당장 중대재해법만 하더라도 정의당은 이 법안 통과를 위해 다른 법안을 연계한 적이 없다. 공수처 역시 마찬가지다. 공수처는 애초 정의당의 당론으로 설립을 추진했던 것이었고, 야당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킨 것 역시 사실상 국민의힘이 종료에 동의했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기조는 새해에도 계속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정의당이 정부와 여당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지만, 소수 정당이 눈치를 보는 극단적인 예가 후보 단일화다. 서울시장 같은 큰 선거에서 눈치를 보는 정당은 후보 단일화 얘기를 꺼내는데, 정의당은 단일화 생각이 없다. 정의당은 정의당으로 끝까지 선거를 치르고 우리만의 목소리를 가질 것이다. 오히려 지금 후보 단일화 논의가 나오는 곳은 다른 소수당이다.

-이번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의당이 유권자에게 던지는 화두를 꼽는다면 어떤 게 있나.

=자체적으로 조사했을 때, 서울은 주거 문제가 컸고 부산은 일자리 문제가 컸다. 두 도시 모두 반응이 나온 의제를 본다면 기후 문제가 있었다. 특히 기후 문제는 사람들이 최근 전례 없는 장마나 이상 기온 현상을 보면서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 그래서 정의당은 부동산과 일자리, 기후 문제, 그리고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진 배경인 지도층의 성비위 문제를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고자 한다.

-보궐선거 이후에는 대선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정의당의 지지율은 4% 정도로 답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표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그간 청와대와 검찰의 대립 국면 등으로 가려진 면이 있지만, 정의당만의 의제와 이슈, 태도로 선명하게 가야했다는 반성이 있다. 우선은 보궐선거를 잘 치르고 그 과정에서 정쟁 선거가 아닌 정책 선거를 강조해 정치를 떠나 서울과 부산 시민을 유일하게 걱정하는 당이란 이미지를 보여주려 한다. 이후에는 중대재해법처럼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며 전국민 소득보험, 모자보건법 개정, 차별 금지법 등을 통해 정의당의 모습을 대선 전까지 확실하게 보여주려고 계획하고 있다. 유오상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