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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범계·전해철 ‘전진배치’, 김상조는 ‘유임’…文의 속뜻은
31일 개각 인사 3명중 2명이 현역의원
기업인 출신 유영민 비서실장 발탁
김상조 정책실장 사의는 반려
文 대통령 “정책실장 교체할 때 아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국무위원들과 현충탑을 참배한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강문규·박병국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1년여를 위한 개각과 참모진 개편을 일부 단행하고 새해를 시작했다. 내각에는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여당 핵심 인사들을 전진배치한 점이 가장 크게 눈에 띈다. 반면 참모진 중에선 정치인출신이었던 노영민 전(前) 비서실장에서 기업인 출신이자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인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으로 바뀐 것이 주목된다. 교체설이 많았던 김상조 정책실장은 유임됐다.

개각에선 선거를 통해 이미 검증된 정치인을 앉혀 인사청문회에서 나올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하고 레임덕을 막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참모진 교체에선 정책 기조의 연속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분위기를 일신하고 경제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도 드러냈다.

지난 연말 청와대가 발표한 개각 인사 3명중 2명이 현역 정치인이다.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무부장관으로 내정됐고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한정애 의원은 환경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모두 3선을 한 의원들이다. 지난 7월 취임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이달 24일 임명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을 포함하면 현역 의원은 더욱 늘어난다. 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내각을 정치인들로 채우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또 “(문 대통령 임기 후반을) 든든하게 백업할 수 있는 것이 민주당”이라며 “(각료로 임명되는 현역 의원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각이 정치인이라면 대통령 비서진은 기업인과 경제인으로 채워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31일 비서실장에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임명했다. 유 실장은 LG CNS 부사장,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포스코ICT의 COO를 거쳐 포스코 경영연구소 사장을 지냈다. 정책실장은 유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상조 정책실장에 대해서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코로나19 방역 등의 현안이 많아서 정책실장을 교체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지난 31일 전했다.

‘정무감각’이 있는 정치인을 내각으로 앉힌 뒤 여론을 관리하고, 청와대 참모진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3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인사청문회에서 잡음이 터질 경우 하반기 국정운영의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정치인을 장관 후보자로 임명해 인사청문회를 무리 없이 치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인사청문회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이번에 임명된 분들은)기본적으로 검증되어 있는 분들이다. 선거를 통해서 자기관리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문 대통령 임기 후반을) 든든하게 백업할 수 있는 것이 민주당”이라고 덧붙였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는 “정치인들은 인사 청문회가 통과가 잘 안다”며 “대통령과 교감이 큰 정치인들을 앉힌 듯 하다. 큰 잡음 없이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진에 정치인을 배치하지 않는 것을 두고 채 교수는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 정치인인인 경제인으로 두는 것은 싸우지 않고 포용쪽으로 가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역할을 강조한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문가들이 청와대로 간 것은 청와대가 뭔가를 해보겠다는 의미”라며 “청와대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신 교수는 “내각에는 여론을 오래 읽어 정무감각이 있는 사람들을 앉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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