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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대통령=감옥행 풀코스, 참 이상한 나라’..잠룡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할까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 여의도 한 소식통에 의하면 이낙연 대표쪽으로 국회의원 수십명이포진했다고 한다.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뚜렷한 새 인물을 수혈할 수 없는 더 민주 내부에서는 이 대표쪽으로 힘을 모으고있다. 더민주는 윤석열 총장처럼 혜성처럼 깜짝 등장하는 새인물을 더 이상 기다릴수 도 없다. 경선은 인기로만 이길 수 없다. 이낙연·이재명 경기지사가 현재 1,2위를 다투고있다. 조직력은 이낙연 대표가 한 수 위다. 근데 “한방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 국회의원은 “정권 재창출이 분명한 목적이지만 이재명 만은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 지사에 올인하는 국회의원은 이낙연 대표에 비해 현재로서는 열세다.

대통령이 될 자에 대한 그릇론도 나온다. 어떤 잣대로 보면 될까

이재명 지사는 ‘그릇작다’라는 비판에 “기득권자 큰 사발보다 서민의 종지되겠다”고 반격했다.

잠룡의 그릇은 따로있다. 오랫만에 21세기 군주론이란 책을 꺼내봤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왕이 사람을 쓰는 이야기, 즉 지도자 처세술을 읽어봤다. 내손으로 지도자를 뽑는 민주주의 국민이 알아야 할 분명한 부분은 나랏일 잘하는 대통령과 정치인을 뽑고, 이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며, 이들의 언행을 감시해야한다는 것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예로부터 지도자가 갖춰야할 수많은 정치 덕목들 중 하나가 적재적소에 좋은 인재를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할 수 있는가였다. 정치 지도자 언행을 시대별·상황별로 다양한 시각에서 보는 것도 좋은 잣대다. 잔재주와 줄서기에 능수능란한 직원이 주위에 많으면 일단 대통령 감이 아니다. 조직의 미래가 밝은지, 암울한지, 조직 리더의 성향과 비전을 나의 잣대에서 곰곰히 살펴보면 나의 대통령이 보일 수도 있다.

이낙연대표(왼쪽)과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한비자(韓非子:BC ?-BC233)의 전제정부에 대한 이론에 깊은 감명을 받은 진나라의 시 황제는 이를 통일국가 진의 정치원리로 삼았다.

한비자의 내용을 일곱가지로 요약하면 이렇다. ▷마음속 키높이 구두를 버려야한다 ▷마음속에 상아 젓가락을 버려야한다 ▷어진것과 어리석은 것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오직 한목소리만 들리는 것을 피해라 ▷형벌에는 공평해야한다 ▷왕의 입이 가벼워서는 안된다(왕의 입이 가벼우면 나라마저 가벼워진다)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은 없다 등 7가지다.

중세 유럽인들은 장차 군주로 양성할 차세대 리더를 위한 인문학 독서장르를 ‘군주의 거울’이라 불렀다. 군주의 거울 중 교과서가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이다. 수천년간 인류에게 읽혀진 위대한 고전이다. 성서에 버금가는 책으로 불린다.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드로 대왕은 타고난 리더십뿐만 아니라 부하를 감동시키는 성품으로 세계을 정복했다. 로마 정치인 카이사르는 주도면밀하고 탁월한 전략을 가졌음에도 권력에 대한 야망으로 파멸된다. 스파르타의 왕 아게실라오스는 검소하고 겸손한 태도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다. 전쟁의 신이라 불린 품페이우스는 오히려 자신을 스스로 높임으로써 서서히 몰락됐다. 우리는 어떤 영웅을 택할 것인가. 단순히 흙수저·무수저 라는 감동과 동정의 대상이 대통령으로 뽑히면 안된다. 그건 대통령 그릇에 담길 재료가 못된다.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을 지켜봐야한다.

마키아벨리는 카밀루스 생애를 통해 참된 군주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악덕을 버리고 미덕을 소중하게 여기는 탁월한 지도자였다. 로마 시민들의 끓임없는 질투와 경계를 받으면서도 그는 늘 관대했지만, 적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백성들에게는 사랑받는 존재였다. 적 앞에서는 당당했지만 백성들 앞에서는 겸손했다. 다른사람들을 지배하고 좌지우지하며 심지어 모욕을 주는 것도 자신의 의무이자 당연한 권리하고 생각하는 정치가는 이미 자신도 모르게 정치꾼이 된것이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 드는것든 협치(協治)가 아닌 통치(統治)이자 독재자다. 어려울때나 힘들때 함께했던 정치인이 변하면 변절자가 된다. 그런 사람은 절대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

이번 대선은 정치꾼을 때려잡고, 참된 정치인을 뽑는 한국정치 변환점이 됐으면 한다. 대통령만 되면 감옥행이라는 풀코스 정치는 이젠 한국에서 사라져야한다. 국제적으로도 너무 창피한 일이다. 풀루타르코스와 마키아벨리는 왜 아게실라오스를 군주의 거울로 추천했을까. 사심이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게실라오가 페르시아 원정을 끝마침 무렵, 고국에서 날아온 소환장을 받고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군대를 철수 시킨 사례를 높이 평가한다. 그는 개인의 이해 득실에 초연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알렉산드로 대왕이 누렸던 영광을 맞볼 수 있는 기회를 깨끗히 포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폼페이우스는 카이사르 반란을 개인적인 이해득실로 따지다가 결국 로마를 잃고 자신의 목숨도 잃었다. 사막을 횡단할때 마지막 남은 물을 알렉산드로스에게 바치자 그 귀한 물을 바닥에 쏟아버리면서 차라리 부하들과 함께 갈증을 견디겠다고 말했던 에피소드는 이런 품성을 보여준다.

이런 품성이 우리나라 대통령 그릇에 담겨야한다. 대통령 그릇은 만들어지고 있지만 각자 어떤 재료를 담고있는지 국민들은 판단해야한다. 그들은 속을 감추기 때문이다. 감수성· 발언·행동· 겉과 속이 다른 언행· 궁지에 몰리면 배신하는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안된다. 초심을 외치는 정치인들은 너무 많다. 정치는 마약이다. 마약에 취해 마치 대통령이 된 양 칼 춤을 추는 잠룡을 솎아내야한다. 그게 국민들의 고귀한 책무다. 완벽한 인간은 없다. 하지만 마약 정치꾼을 뽑아서는 안된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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