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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전 경산 일대 청년 리더의 죽음, 감염병 때문일까.
경산 양지리 1호 널무덤…예수 탄생 무렵 사망
진귀한 보물 쏟아져, 2017년 발굴후 3년분석
국립대구博,성림문화재硏, 보존과학센터 테마展
진한의 사회상도 조명, 검·도기·동전 등 세련·정교
2000년전 경산 지역의 리더 그남자는 20대에 요절했다. 대구 경산 양지리 유적 1호 널무덤의 주인은 최고지도자급 귀족인데 잘 먹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2000년전 경북 경산지역의 세력가 20대 남자는 왜 귀족임에도 잘 먹지 못해 영양공급을 받지 못했을까. 그는 왜 복숭아와 참외를 먹었을까.

모종의 감염병때문에 요절했을까. 20대 청년 지도자는 왜 성장기에 영양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까.

왕자이지만 피치못할 사정으로 어릴 적 버려졌다가 몸이 상할대로 상해진 상황에서 복권된 것일까. 먹은 것이 복숭아라면 폐와 장의 문제였을까. 참외를 먹었으니 장이나 암증상 억제를 도모했을까.

2017년에 발굴된 대구 경산 양지리 유적 1호 널무덤 피장자의 실체가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지역 지도자로 추정되는 이 무덤의 주인이 20대 남성임을 확인했다.

고급 칼집에 꽂힌 검

무덤에서 인골과 치아가 확인됐다. DNA분석 등을 했지만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다만, 치아를 분석했더니 성장기에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20대 남성이었다.

부장품들은 으리으리하다. 죽은 이의 오른팔 쪽에 철검과 청동검을 각각 두 자루씩 모두 네 자루를 옻칠한 칼집과 넣어두었다. 옻칠한 칼집은 다양한 형태의 청동부속구로 장식했다. 당시 대외교역의 산물인 중국거울 3매를 껴묻었다.

당시 귀했던 쇠도끼 수십 매를 넣어 재력을 과시했다. 이외 청동단추, 허리띠버클, 부채 등도 무덤속에서 발견됐다. 함께 넣어둔 토기 생김새와 전한(前漢)시대 거울로 미루어 보아 서력기원 전후한 시점에 조성된 무덤이다.

2000년전 무덤에서 발견된 세련된 도자기. 민무늬토기 등 기존 사학자들이 한국것이라고 강조했던 유물들과 격이 다르다.
정교한 동전

죽은이의 허리춤에 만들어 놓은 구덩이 요갱(腰坑)에는 옻칠한 투겁창집에 꽂힌 두 자루의 청동투겁창이 있었다. 한반도에서 전례 없는 것이다. 중국 동전(오수전五銖錢) 26개를 부착해 장식한 옻칠한 쇠꺾창집 역시 유례를 찾기 힘든 독특한 것으로 모두 무덤 주인공의 생전 사회적 위상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로 평가된다.

경산 양지리 1호 널무덤의 유물 갖춤새는 이미 알려진 진·변한 지역 우두머리급 널무덤과 견주어 손색없을 만큼 출토 유물의 질과 양이 그 당시 사회의 최고 지배자 면모를 보여준다.

피장자가 묻힌 시기는 여름으로 추정됐다. 글자기록은 없다. 다만 여름 과일인 복숭아씨와 참외씨가 발견되어 무덤이 만들어진 계절이 여름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영양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병이나 질병에 걸려 투병하다 사망한 것이 아닐까. 복숭아, 참외로만 연명했다면 치료목적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복숭아는 폐,기관지,장에 좋고, 참회는 장질환치료 암세포억제에 일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과 재단법인 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박광열),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는 오는 18일 부터 2021년 2월 21일 까지 국립대구박물관 테마전시실에서 이 남자를 조명한다.

테마전시 제목은 ‘떴다! 지배자-새로 찾은 이천 년 전 경산 양지리 널무덤’이다. 3년간의 보존처리와 정식보고를 마친 유물을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전시이다. 피장자가 살았던 2000년전 사회의 모습도 고증의 손길이 닿은 곳 까지 재현해 보여준다. 축조과정과 부장품 분석과 추정에 대한 얘기는 흥미를 돋울 것이다.

우리의 5000년~1만년 역사에서 단절된 것이 있는데 바로 고조선과 사국시대 사이 진한-변한-마한이다. 이런 점에서도 이번 전시는 매우 흥미로운 탐험이 될 것 같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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