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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한 위로의 시선…대구 이어 서울
대구미술관서 회고전 인기몰이
페이스갤러리 서울, 팀 아이텔展
Tim Eitel, 〈Interior (Shadow)〉, 2020 ⓒ Tim Eitel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VG Bild-Kunst, Bonn. [페이스갤러리 서울 제공]

현대인의 고독과 절망, 이를 위로하는 따뜻한 시선으로 호평을 받은 대구미술관의 팀아이텔 개인전이 지난 10월 17일 성료했다. 이 전시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이태원 페이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전시제목도 ‘무제’로 대구미술관과 같다. 페이스갤러리 베이징에서 열린 ‘팀 아이텔: 장소와 태도’전, 라이프치히 회화 박문관에서 열린 ‘팀 아이텔 : 열린 벽’ 등 이전 전시에서 보여준 ‘현대인의 심리적 분할과 연결’이라는 주제가 이어진다.

팀 아이텔의 작업은 대부분 회색, 청회색, 혹은 청색이 주조색을 이룬다. 이번 전시작의 주요 배경은 현대미술관이다. 작가는 미술관 이곳저곳을 촬영한 이미지 여러장을 놓고 가상의 공간을 구성한다. 진짜 미술관과 달리 작가가 그려낸 미술관은 한적하고 고요하다. 차갑고도 차분한 색감이 도시적 느낌을 준다. 가슴 한 구석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이번 전시작들은 올 봄, 파리가 록다운(lock-down) 됐을 때 제작됐다. 코로나19로 반 강제적으로 ‘고독’해야만 했던 우리의 모습들로 절절하게 다가온다. “코로나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고독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사회적 교류 단절로 고통스러운 것이기도 하고 또한 긍정적이고 필수적인 모습도 있다. 자기 혼자 있는 그 순간 자기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집중하고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다”

작가는 아직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어딘가에 ‘연결’되느라 자신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해서다. “(현대에는) 고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팬데믹 시간엔 정말 중요한 주제다. 많은 이가 실제로 혼자 있고, 고독하고, 남과 만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지 않은가”

대부분 유화작업이지만 전시엔 수채화 작업도 2점 나왔다. 록다운 기간 동안 작업실에 갈 수 없어서 집에서 제작한 그림이다. 천천히 이미지를 구상하며 수정하는 유화와 달리 수채화는 수정이 불가해 순발력이 필요하다. “초기작업 없이 바로 그리는 수채화는 의도치 않게 2020년의 상황을 반영한 작품”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작품 속 인물들은 관객을 마주보지 않고 어딘가 먼 곳을 응시한다. 지금 이 작품을 보고있는 관객의 뒷모습이자,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현대인의 태도가 읽힌다. 어딘가 외롭고 어딘가 불안하고 모호한, 그럼에도 꾸준히 살아내려는 현대인의 모습은 관객과 순식간에 ‘공감대’를 형성한다. 팀 아이텔의 작업이 인기가 많은 이유기도 하다. 전시는 내년 1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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