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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 보수작업 마친 명동예술극장, ‘햄릿’으로 돌아온다
햄릿 [국립극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두 달 전 갑작스런 화재로 운영이 중단됐던 명동예술극장이 보수 작업을 마치고 올해 마지막 작품으로 관객을 맞는다.

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17∼27일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을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고 4일 밝혔다.

국립극단 70주년 기념 라인업으로 무대에 오르는 ‘햄릿’은 지난해 국립극단이 실시한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 설문에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은 덴마크 왕자의 복수 이야기를 다룬다.국립극단 측은 ”새로운 시대를 반영한 ‘햄릿’을 만들기 위해 1년 이상 아이디어를정교하게 조율하고, 다양한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부새롬 연출과 정진새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햄릿’의 성별은 남자에서 여자로 달라졌다. 햄릿 왕자에서 햄릿 공주로 바뀌었으나 왕위계승자이자 칼싸움에 능한 해군 장교 출신임에는 변함이 없다. 햄릿 공주로는 존재감 있는 연기를 보여온 배우 이봉련이 맡았다.

국립극단은 “무대를 압도하는 이봉련의 광기 어린 연기는 성별 이분법적 세계관을 잊고 단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그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된다”고 소개했다.

햄릿의 상대역인 오필리어는 남성이 됐다. 햄릿 측근들도 적절하게 여성을 배치해 관객이 성별 대신 각 인물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부새롬 연출은 “햄릿이 여성이어도 남성과 다를 바 없이 왕권을 갖고 싶고, 복수하고 싶고, 남성과 같은 이유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며 “성별을 넘어 단지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에 집중하는 것이 작품의 본질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원작에 등장하는 기독교적 세계관, 고대 서양 원전을 출처로 하는 말들, 유럽적인 배경의 왕국에서 나올 법한 예법, 시대적 대사들을 대거 수정했다. 관객 공감을 얻지 못하는 여성 혐오적 표현도 들어냈다.

공연은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및 공휴일은 오후 3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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