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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민감한 ‘당신의 아이는 잘못이 없다’외

▶당신의 아이는 잘못이 없다(토머스 보이스 지음,최다인 옮김, 시공사)=낯선 환경이나 경험을 두려워하고 또래 아이와 잘 어울리지 못하며 한 가지 옷만 입는 아이…. 부모는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걱정하게 마련이다. 토머스 박사는 아이들의 스트레스 반응성에 주목한다. 미국 전역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어떤 아이는 스트레스 강도를 1로 받아들이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10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측정값의 상위 15~20%에 해당하는 고민감성 아이를 ‘난초 아이’, 평균적 또는 낮은 반응성을 보인 다수의 아이를 ‘민들레아이’로 명명, 두 유형의 아이가 건강과 발달상의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호흡기 질환 발병률을 보이는 아이는 스트레스가 많은 가정에서 자라는 고민감성 아동 바로 ‘난초아이’였다. 놀라운 건 가장 낮은 호흡기 질환 발병률을 보인 보인 아이 역시 난초유형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스트레스가 적은 가정에서 자라는 난초아이였다. 같은 유형의 아이가 가장 건강하거나 가장 아픈 아이가 될 수 있다는 건 난초 아이가 나쁜 환경에서 무너지고 좋은 환경에서 잘 자란다는 의미이다. 바로 외부 환경에 반응하는 특유의 민감성 때문에 좋건 나쁘건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이는 토머스 박사 자신에게도 해당됐다. 두 살 아래 여동생이 스무 살에 조현병 진단을 받고 53살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바로 난초아이였기 때문이다. 책은 예민한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도울지 길을 제시한다.

▶왕의 공부(김준태 지음,위즈덤하우스)=조선의 왕들은 나랏일을 하는 와중에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전통사회에서 성군의 길은 성현의 가르침을 따라 하늘의 이치를 깨닫고 맑은 본성을 회복, 최선의 선택을 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봤다. 그 중 경전은 배움의 기본이었다. 인의와 도덕, 의리 같은 얘기가 바쁜 왕에게 한가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옳은 판단과 결정에 지침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선왕들의 업적을 기록한 ‘국조보감’은 모범답안지였다. ‘자치통감’은 제왕학의 교범이었다. 판단을 흐리게 하는 감정을 제어하는 마음공부도 필수였다. 헌종은 즉위 1년만에 불같은 화를 세 번이나 냈는데, 신하들이 말하기를 꺼려했다. 좋아하는 것을 절제하는 것도 배워야 할 덕목이었다. 누군가를 총애하거나 무언가를 선호하게 되면 공적 시스템이 붕괴되기 때문이다. 왕의 공부는 주로 경연에서 이뤄졌다. 틈 날 때마다 공부해도 되지만 집중적으로 공부할 시간을 확보한 것이다. 왕의 학문은 외우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이 높고 어진 선비들의 강론과 자문, 토론을 통해 배움과 함께 덕성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태조1년 사간원의 상소에 쓰여있다. 책은 조선의 왕들이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고, 어떤 과목을 어떤 방식으로 공부했는지 흥미롭게 들려준다.

▶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한성우 지음, 창비)=한 연예인이 TV에 나와 ‘저희 나라’라고 말했다가 무개념이라며 무차별적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나라’는 절대 낮춰선 안되는 대상인데 이를 낮춘 것은 애국심이 없기 때문이란 것이다. 국어학자인 저자는 이와 관련, 어법보다 말하는 이의 의도를 먼저 살필 것을 권한다. 듣는 이를 높이려는 것이지 ‘나라’를 낮추기 위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고객님, 주문하신 음료 나오셨습니다’와 같다. 우리는 늘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자신없어 한다. ‘꽈방’ 아니고 ‘과방’, ‘김빱 아니고 김밥’,‘둘레길이냐 둘렛길이냐’ 등 지적을 당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저자는 우리가 쓰는 말들이 모여서 우리말, 한국어를 이루지만 우리는 말의 주인으로 살아가기는 커녕 늘 말 앞에 주눅 들어 있다며, 틀려도 괜찮다, 무조건 옳다, 우리 말의 주인이 되자고 말한다. 맞춤법, 띄어쓰기, 표준어, 외래어 표기, 어문 규범 등 20 꼭지의 글을 통해 저자는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말의 주인들이 현실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함께 해결해야할 문제들을 짚어간다. 일례로 ‘도련님’‘아가씨’‘서방님’‘형님’ 등 결혼으로 맺어진 친인척 호칭의 문제를 시대의 맞게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 또한 젊은 세대의 줄임말 신조어도 거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말을 더욱 편하고 풍부하게 하는 신선한 시도로 치겨 세운다. 언어규범 역시 일일이 매달리기보다 규정을 둘러싼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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