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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우당·운조루 ‘남도 고택’ 100여곳, 유네스코 등재 추진
영화 ‘관상’ 타이틀 윤두서의 추억, 유이주의 미학
고택 종가만 갖는 음식 과학·조선의 건축학개론
600년 첫 서원초헌관 윤배영 전 총장 적극 지원
광주·전남도, ‘남도고택’ 지원 조례, 프로젝트 수립
전국 종가고택의 26%, 대부분 국가 지정 문화재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남도에 가면 ‘지국총’ 윤선도와 ‘조선의 다빈치’ 윤두서가 살던 해남윤씨 녹우당, 대구사람 오미동 유씨가 지리산 자락에 그림 같이 지은 운조루(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사는 집) 등 문화재 고택이 100채 가량 있다.

고산 윤선도의 14대 종손인 윤형식 전라남도 종가회장 겸 해남윤씨 종가회장. 근년에 만난 그는 녹우당(사적167호)은 이제 자기 집이 아니라 국민들의 것이라고 했다.

고택의 고즈넉한 서정, 남도의 미각과 인심, 전각을 짓는 과학, 인물들이 일궈낸 남도의 역사와 조선의 역사 등을 체험,흡입하면서 다채로운 교훈과 힐링을 얻는다.

윤선도의 14대 종손인 윤형식 해남윤씨 종가회장은 녹우당과 딸린 재산을 국민에게 개방하고 공익법인화해 세습 및 사유화를 하지 않았다. 국민의 것,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가문의 전통과 손님을 맞는 인정을 지켜달라고 후손들에게 당부한다. 지금도 그곳에 가면 윤씨가문의 전통음식인 비자강정, 어만두, 각색다식, 감 단자, 육만두를 만들고 있으며, 찾아오는 손님에게 다과로 제공한다.

지금도 손님들이 찾아오면 대접하는 녹우당 만의 건강 전통음식
남도고택 녹우당의 주인으로 철학,과학,지리학,미술 등 다방면에 능했던 윤두서의 자화상. 윤두서는 윤선도의 직계후손이다. 이 자화상은 영화 ‘관상’의 메인 타이틀이기도 하다.

창업자 유이주가 금환락지(金環落地, 금가락지가 떨어진 명당)에 7년간 지은 운조루 고택 주변에는 금구몰니(金龜沒泥, 금거북이 진흙에 묻힌 자리)와 오보교취(五寶交聚, 다섯가지 보물이 쌓인 자리)가 있다고 해서, 모든 전각과 시설물을 귀하게 지었다고 전해진다. 대문 윗쪽에 운조루 고택을 지키는 호랑이 뼈가 걸려있다.

구례 운조루는 지리산 자락 최고 명당에 지어졌다. 대구에서 태어난 선비 유이주가 명당임을 알아보고 7년간 정성스럽게 지은 고택이다.
민속문화재 8호 구례 운조루 건립 당시를 그린 전라구례오미동가도

고택 마다 대한민국 중세,근세의 역사를 품은 ‘남도 고택과 역사문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된다.

3일 문화재청, 해남 윤형식씨가 회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전라남도종가회, 각 지자체, 남도일보 등에 따르면, 종가회는 최근 전남 장성 필암서원에서 ‘종가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심포지엄’을 열었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 이같은 의지를 전달했다.

민속문화재 제151호 나주 계은고택 사랑채
민속문화재 제156호 보성 율어리 고택 전경

우리나라 서원 600여 년 역사상 최초로 향사(서원의 제사)에서 첫 술잔을 신위에 올리는 초헌관(初獻官)에 임명된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현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회 위원장) 등 전문가들도 남도 고택문화의 유네스코 등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배용 전 총장(한국의서원통합지원관리단 이사장)은 최근 전문가 20명과 함께 4개군의 종가를 답사하고 호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총장은 서원의 유네스코 등재를 주도했다.

민속문화재 제167호 무안 유교리 고택 대문채에서 안채로 올라가는 길.
민속문화재 제165호 나주 우남고택 사랑채와 안채

광주광역시는 종가 활성화를 위한 조례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전남도는 종가문화 발굴 지원을 ‘전남르네상스’의 한 축으로 삼고 정책적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남도일보 취재 결과, 현재 전남에는 100여개의 종가가 발굴돼 있다. 이들 전남종가는 10대 이상 역사를 지닌 종가로, 대부분 실재 거주하는 명품종가들이다.

현재 발굴된 전남 종가만으로도 국내 전체 종가 가운데 26%를 차지하고, 국가문화재 및 명승, 많은 정자를 보유한 문화유산종가들이 많다. 하지만 전남지역 종가가 외국인 관광객과 VVIP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지녔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관광자원으로 내세우거나 다듬지 못했다.

전남종가회는 앞으로 종가 건축, 종가 정원, 종가 음식, 종가 문화재, 종가 제례 등을 종가문화를 국민과 공유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할 방침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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