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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복궁 보다 큰 풍납토성, 22담로 제국 중심, 탄탄하게 축조
1800년전 건축, 기둥 박고 1토루 쌓고 3토루까지
나무기둥, 경사 지탱 역기둥 확인…내년 정밀조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1800여년전에 지어진 풍납토성의 면적은 74만7107㎡로, 600년전에 만들어진 경복궁(41만5802㎡)보다 크다.

풍납토성 고증을 통해 복원한 모형
견고하게 지어진 풍납토성

한반도 서쪽은 물론, 지금의 중국 동부 연안, 일본 남부 까지 포함하는 22개 지방정부 담로를 거느린 제국의 수도 답게, 토성이지만 탄탄하게 지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둘레 4㎞에 달하는 성벽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 하단에 나무기둥을 박아 1토루를 다진 뒤 2토루, 3토루를 올리고 증축할 때 마다 나무기둥 박고, 경사면 역방향 기둥을 또 세워 철옹성 답게 축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토루(土壘)는 토성 몸체를 이루는 흙더미를 말한다. 풍납토성은 중심골조에 해당하는 1토루를 쌓아올린 후 수차례 토루를 덧대어(2토루・3토루)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축조했다는 것이다. 성벽을 쌓아 올릴 때 흙을 켜켜이 다져 쌓아 올리는 판축(版築)기법과, 서로 다른 흙을 교차로 쌓아올리는 성토(盛土)기법도 동시에 나타났다.

풍납토성을 헤드쿼터로 하는 한성백제 시절, 1700년전 광범위한 영토확장을 꾀한 근초고왕 무렵에 시행된 담로에는 왕족 출신의 자제 종족 중심의 지방관이 파견됐다. 양서(梁書) 백제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2개의 담로가 존재했다. 지방지배의 거점으로서의 성, 일정한 통치영역을 의미한다. 송서(宋書)나 남제서(南齊書)에 보이는 백제왕이 신하를 왕이나 후(侯)에 봉한 기사와 연관시켜 봉건영지(封建領地)로 이해하는 견해도 있다고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밝히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소장 유재은)는 풍납토성 축조 방법과 증축의 단서를 확인하고 그 성과를 1일 오후 2시에 문화재청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hluvu)을 통해 공개한다.

2017년 조사에 이은 이번 조사는 서성벽의 축조 방법을 확인하기 위해 처음으로 시행한 평면조사로, 그 결과 토루별로 성벽을 쌓아 올리기 위해 시설한 나무기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무기둥을 토루 하단부터 켜켜이 박아 흙을 쌓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토루내 나무기둥을 박은 흔적
풍납토성을 축조하는데 나무기둥, 역기둥 등을 박아 견고하게 한 흔적

현재 1토루 내에서는 성토를 위한 나무기둥을 88~162cm 간격으로 박아 시설하였으며 나무기둥은 총 6단이 확인된다. 1토루뿐만 아니라 2토루와 3토루 내에서도 토성을 쌓아 올리기 위한 나무기둥이 시설되었다.

특히, 2토루와 3토루 경계에는 성벽 경사방향과 상이한 역경사 방향의 나무기둥과 기둥을 받치기 위한 석재가 시설돼 주목된다. 역경사의 나무기둥은 풍납토성 성벽에서 처음 확인된 것으로 성벽을 쌓아 올리기 위한 공법 혹은, 성벽 시설물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풍납토성 서성벽에서 확인된 나무기둥은 성벽 축조 방법과 공정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증축의 증거도 발견됐다. 초축면(1․2토루)과 증축면(3토루) 사이에서 발견된 부석시설이 그것이다. 초축면인 1․2토루 축조 이후 성 안쪽 벽을 보강하기 위한 부석시설을 하고 성벽을 일정기간 사용한다. 이후 증축을 위해 3토루를 부석시설 위로 쌓아 올렸던 흔적이 토층에서 고스란히 확인되었다. 부석(敷石)은 바닥이나 둘레에 한두 겹 얇게 깐 돌을 말한다.

풍납토성은 폭 40~50m, 높이 11m, 둘레 4㎞ 이상의 대규모 토성으로 몇 차례의 증축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간 가설만 있었지 고증과 일치된 판단은 나오지 않았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부석시설과 이후 쌓아 올린 3토루를 근거로 초축면과 증축면의 경계를 명확히 밝혀낼 수 있었다.

특히 나무기둥의 발견으로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풍납토성의 축조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올해 조사성과를 토대로 2021년에 정밀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2017년 조사에서는 서남벽의 일부 구간만이 지표상에 드러나 있었고,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실시했던 ㈜삼표사옥 신축예정부지 조사를 통해 기초 흔적 정도만 파악됐었다. 또 서성벽의 진행방향, 규모, 구조와 함께 서문지가 확인된 바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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