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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데믹시대, 우리가 맞이할 ‘지성’은…
2월 개막…미리보는 광주비엔날레
핵심공간 1층 전시실 ‘관람객 로비’
샤머니즘 박물관·신작 커미션 전시 예정
광주박물관, 테오 에쉐투 ‘유령의 춤’ 등 공개
광주극장, 주디 라둘의 공연·설치작 기대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온라인 포럼도

공동예술감독 데프네 아야스·나타샤 진발라
“이분법적 구조 해체·포용하는 작가들과 협력”
코로나19 속에서도 마침내 개막을 준비하는 광주비엔날레가 69인의 참여작가를 공개했다. ‘인텔리전스’(지성)을 주제로 서구사회의 합리성과 이성의 이분법을 넘어선 대안적 지성을 탐구하며, 팬데믹시대의 공생에 대해 고민한다. 사진은 출품예정작 The Death of a Tiger and Other Empty Seats (MMCA Seoul, 2018) [광주비엔날레·작가 제공]
Ana María Millán, Happy People, 2020[광주비엔날레·작가 제공]
민정기, Conversation [광주비엔날레·작가 제공]
테오 에쉐투, 유령의 춤, 비디오 스틸, 2020. [광주비엔날레·작가 제공]

코로나19의 기세가 아직 꺾이지 않은 상황, 국내 최대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가 오는 2월 개막한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 18일 제 13회 비엔날레 참여작가 69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서구사회의 합리성과 이성의 이분법을 넘어서 ‘인텔리전스(intelligence·지성)’을 탐구하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rning)’전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이외 국립광주박물관,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광주극장 등 오프라인 전시장을 비롯 ‘라이브 오르간’ 등 온라인에서도 이어진다. 먼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는 민정기, 이갑철, 문경원 등 한국적 맥락에서 미완의 역사와 억압된 연대기를 다루는 작가들이 포진했다. 비엔날레의 핵심공간인 1층 전시실은 관람객들에게 ‘로비’로 공개된다. 로비에는 샤머니즘 박물관과 가회민화박물관 아카이브와 소장품, 작가들의 신작 커미션이 전시될 예정이다. 올해 전시 주제가 ‘지성’인 만큼 대안적 혹은 또다른 지성인 ‘샤머니즘’을 살펴보는 것이다. 집단의 트라우마와 가부장제의 폭력, 질병 등 한국 무속에 숨어서 살아남은 역사를 소환한다.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테오 에쉐투, 트라잘 하렐, 갈라 포라스-킴, 세실리아 비큐냐의 신작이 전시된다. 죽음과 사후세계, 영적인 물건이 주는 보상, 육체의 한계성 등을 다룬다. 특히 테오 에쉐투는 베를린 인류학박물관과 현재 개관 준비중인 홈볼트박물관에서 촬영한 영상작품 ‘유령의 춤’을 공개한다. 박물관의 유물이 살아나 진열대 위에서 기괴한 춤을 춘다. 짧게는 수 백년, 길게는 수 천년간 있던 공간을 떠나 박물관 전시실로 이동하게 된 유물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이들을 통해 유럽식민 약탈주의를 꼬집는다.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인 광주극장에서는 주디 라둘, 조피아 리데트의 포토몽타주 작품이 설치된다. 라둘은 라이브 오케스트라 공연과 함께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시각의 인지, 기술적·생물학적 이미지를 선보인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는 코라크리트 아루나논드차이와 시셀 톨라스, 파트리샤 도밍게스, 사헤지 라할, 김상돈의 작품이 나온다. 과거 풍장터였던 양림동 선교사 묘지 끝에 위치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일제 강점기 항일의병투쟁, 한국 기독교 포교, 미군의 거점 등 역사적으로 복합적인 층위를 내포하고 있다. 이같은 역사성 위에 선보일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이 어떠한 조우를 만들어낼지도 관람포인트다.

이외에도 온라인상에서는 토크와 포럼이 활발히 이어진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한 GB토크는 내년 1월까지 이어지며 민중운동의 시대적 흐름, 반복되는 억압적 정권의 망령, 최근의 다양한 시위양식 등을 학자, 예술가, 사회운동가, 시민들이 참여해 논의한다.

샤머니즘과 여성주의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무속신앙이 여성을 중심으로 전개됐기에 필연적일 수도 있다. 출판물 ‘뼈보다 단단한’(Stronger than Bone)은 로봇과 테크노 페미니즘, 치유를 위한 제반활동, 성적 자유와 성폭력, 모계 문화 및 샤머니즘의 다양한 신, 디지털 정체성, 생태 폭력 등을 다룬다. 공동예술감독 데프네 아야스와 나타샤 진발라는 영상 인터뷰를 통해 “이번 팬데믹 기간에 내부인과 외부인, 합법과 불법,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를 해체해 마음을 확장시키고 포용적이고 예술적인 실천을 하는 작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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