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고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자신의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을 부인하지 않고 “결심이 서면 말하겠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다만 국민의힘 안에서 후보 경선에 나설 가능성을 놓고는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출마 쪽으로 뜻이 기운 그가 ‘시민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주도로 열린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연사로 참석해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합리적 정치, 상식 있는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여러 세력들이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내년 서울시장 보선의 의미를 고민해 역할이 있다면 담당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준비하는 ‘링’ 위에서 여러 후보군과 경쟁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야권은 최대 공약수를 찾아 협력해야 한다. 당연히 협력할 생각이 있다”며 “하지만 제가 바로 국민의힘에 들어가 당내 경선을 하는 일은 국민이 보기에 좋아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나름의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런 면에서 (서로)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출마에 대해 결정하면 이후 구체적 방법을 말하겠다”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날 뜻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만날 일이 있을 것”이라며 회동을 예고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이 서울시장 보선에서 보수 뿐 아니라 현 정권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갖는 중도, 합리적 진보도 대표할 수 있는 ‘시민후보’를 내세워야 이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성공 사례로는 지난 2011년 ‘박영선·박원순 단일화’가 거론된다. 금 전 의원이 이런 모델을 염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금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서울시장 보선을 ‘가장 정치적인 선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이란 거대 도시의 행정을 이끌기 위해선 경험과 행정력이 필요한데, 내년 선거의 임기는 1년 뿐”이라며 “또 지금 부동산 시장의 난맥상을 보면, 서울시정의 문제가 행정력의 부족 때문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