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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가 FTA RCEP 출범] 中에 허찔린 美, 트럼프가 무너뜨린 무역질서 바로잡기 나서나
세계 3분의 1 참여하는 최대 무역협정
2017년 TPP 탈퇴한 미국은 구경만
NYT “세계는 미국 기다려주지 않아”
지난 15일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가 등장하면서 세계 경제 주도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한층 치열하게 됐다. [EPA]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등장하면서 세계 경제 주도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한층 치열하게 됐다. 지난 4년 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 탓에 최대 무역협정을 구경만 한 미국은 다시 한 번 대외정책 시험대에 올랐다.

앞서 지난 15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은 관세 철폐 등을 내용으로 하는 RCEP에 서명했다. 이들 나라의 국내총생산(GDP)는 26조2000억달러, 인구는 22억명으로 모두 전세계 3분의 1에 달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일본, 호주, 캐나다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해온 미국 입장에선 뒤늦게 중국이 부랴부랴 주도한 RCEP에 판정패를 당한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동남아 지역 간 경제 관계가 불확실한 시기에 중국은 이 지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강력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입장에선 인도가 빠진 것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안심할 순 없다. 인도는 표면적으로 수입이 급증할 것을 우려해 가입하지 않았지만 최근 국경 문제로 중국과 갈등이 높아진 이유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가입 가능성은 열어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인도가 참여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이라며 인도 가입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숀 로치 스탠더드앤드푸어스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시트는 블룸버그 통신에 “인도가 차후 가입할 수도록 한 조항은 상징적”이라면서 “중국이 역내 3번째 경제대국과 경제적 교량을 지으려는 열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RCEP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TPP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이 아태지역 내 미국의 능력을 얼마나 떨어뜨렸는지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경쟁 초기만 해도 TPP가 훨씬 앞서 나갔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TPP에서 탈퇴하면서 스스로 주도권을 내줬다. 이후 나머지 국가들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출범시켰지만 힘을 받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RCEP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무역 참여를 높이라는 압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식 고립주의에서 벗어나 바이든 행정부는 종전의 다자무역 질서를 회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유세기간 미국이 무역질서를 주도하지 않으면 중국이 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TPP재협상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다.

NYT는 RCEP가 세계는 미국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제외한 새로운 무역협상이 속속 등장하면 미국의 수출업자는 점차 입지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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